상장1호 조흥銀, 눈물의 ‘마지막 주총’

  • 입력 2004년 5월 25일 00시 39분


24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남대문로 조흥은행 본점 3층 대회의실 임시 주주총회장.

소액주주 20여명과 조흥은행 직원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주주총회는 여느 때와 달리 시종일관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날 안건은 조흥은행이 신한금융지주의 완전 자회사가 됨에 따라 상장 폐지 절차를 밟기 위한 것. 1897년 한성은행으로 출발해 1956년 국내기업 최초로 상장기업에 등록된 국내 최고(最古)은행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이다.

최동수(崔東洙) 행장은 이날 임시 주총 개회사에서 “주주와 고객, 조흥은행 선후배, 동료 임직원과 함께 상실감을 공감하면서도 주식 교환 외에는 방법이 없어 은행장으로서 참으로 아쉽고 유감스럽다”면서 참았던 눈물을 떨궜다.

주총장의 주주와 임직원들도 최 행장의 눈물을 보며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조흥은행 주식 1주당 신한금융지주 주식 0.1354주로 교환하는 주총 안건은 15분 만에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강자(强者)만이 살아남는 무한 경쟁의 시대에 ‘107년 역사’가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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