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전자산업 보완관계서 맞수로

  • 입력 2004년 5월 10일 17시 37분


상호 보완적으로 발전해온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 3국의 전자산업 구조가 일중간은 보완관계가 계속 유지되지만 한일, 한중간은 경쟁형으로 바뀌고 있다.

한국은 첨단제품군에서 이미 일본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으며 범용제품에서는 중국의 추격이 워낙 빨라 향후 3년이 한국 전자산업의 미래를 결정할 기간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연구원은 10일 ‘한중일 전자산업의 협력과 경쟁’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2006년에는 중국이 마케팅과 기술력을 제외한 고급 인적자원, 연구개발(R&D) 투자, 외국인 직접투자에서 한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자산업의 전반적인 기술력에서도 중국은 2006년 한국과 대등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연구원은 또 내수시장 규모, 산업 인프라, 노동비, 산업정책, 글로벌 네트워크 등 산업환경 측면에서 중국은 이미 한국, 일본보다 우위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1990년대까지 한중일 3국은 주력제품이 뚜렷한 차이를 보여 상호 보완관계를 유지해 오면서 전자 생산규모에서 세계 2위(일본), 3위(중국), 4위(한국)를 유지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메모리반도체, 초박막트랜지스터액정표시장치(TFT-LCD), 휴대전화, 디지털TV 등 대형 범용제품에서 한국이 일본을 능가하기 시작하면서 양국의 전자산업은 완전 경쟁형으로 바뀌고 있다.

최근 일본 업체들이 한국기업에 대해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것도 변화하고 있는 양국의 경쟁구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산업연구원은 원천기술 및 소프트웨어, 소재, 광학기술이 취약하고 핵심부품을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이 앞으로 일본과 힘겨운 싸움을 벌여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사업에 오너가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분석됐다.

한편 중국의 추격이 워낙 빨라 백색가전은 물론 노트북PC, 음향기기, 디지털 영상기기 등에서 한국과 중국은 세계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관계로 변화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한국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원천기술 확보 △해외 연구개발센터 적극 유치 △한국기업의 중국 현지 연구개발센터 설립 △중국시장에서 마케팅 차별화 노력 등을 꼽았다.

보고서를 만든 산업연구원 주대영 연구위원은 “한국은 전자산업 핵심역량을 세계 최고수준으로 발전시키면서도 3국이 특정 분야에서 경쟁과 공존을 함께 추구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중일 전자산업 경쟁우위 비교(2003년 기준)
경쟁요소한국중국일본
종합기술력
고급 인적자원
R&D투자
외국인 직접투자
마케팅능력
내수시장 규모
산업입지 인프라
노동비용 절감
투자유인
글로벌 네트워크
⊙:매우 우위, ○:우위, △:보통 - 자료:산업연구원

이병기기자 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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