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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21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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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주의에 대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의지는 분명하다.”(이헌재 경제부총리)
박 대표는 21일 오후 경제관련법안의 원활한 처리를 요청하러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대표실을 찾아간 이 부총리와 노 대통령의 시장관, 기업관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웃는 낯이었지만 말 속엔 뼈가 있었다.
박 대표는 먼저 “국내에 여러 가지 변화가 일어나면서 불안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경제를 어떻게 이끌 것이냐”며 ‘불안심리’를 화두로 끄집어냈다.
이 부총리는 ‘규제 완화→투자 활성화→중소기업 중심의 일자리 창출’이란 단기 계획과 ‘인력 개발 및 연구개발(R&D), 지식산업, 부가가치산업에 대한 집중 투자’를 골자로 한 장기 전망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정부의 기업관에 대한 불안 때문에 경제가 안살아난다. 구체적인 규제완화 방안 등을 밝혀 믿음을 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밀어붙였고, 이 부총리는 “저를 좀 믿어 달라. 규제완화 방안을 내놓기 위한 태스크포스팀이 5월에 결과를 내놓을 것”이라고 진화를 시도했다.
이에 박 대표는 “매년 늘던 일자리가 지난해 3만개나 줄어들었다. 실질적인 불안감 때문에 외국 기업은 나가고 국내 투자도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이 부총리는 이 대목에서 노 대통령의 시장주의에 대한 의지를 언급하며 안정론을 강조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선거유세를 할 때 ‘국가지도자의 기업관이 중요하다’고 말할 때 가장 큰 박수를 받았다”며 우회적으로 노 대통령의 책임론을 거론했다.
수세에 몰리던 이 부총리는 결국 “굉장히 덥다”며 화제를 바꾸어 참석자들의 웃음을 유도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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