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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21일 17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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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세도 예사롭지 않다. 중장기 저항선(매물대가 쌓여 상승을 가로막는 지수대)을 여러 차례 뚫고 올라오며 최악의 시기를 지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달 성적만 놓고 보면 ‘형님뻘’인 거래소시장보다 낫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외국인 매수세에 기댄 상승’이라는 점과 ‘일부 실적 호전 종목에 집중된 차별화 장세’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 지배적이다.
▽코스닥에 부는 봄바람=이달 들어 코스닥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이후 코스닥지수 상승률(7.5%)이 거래소(4.4%)를 앞질렀다. 한국 증시의 ‘큰손’인 외국인들이 오를 만큼 오른 거래소시장에서 코스닥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판세가 뒤집어진 것.
올해 들어 외국인들은 엿새(거래일 기준)를 빼고 코스닥시장에서 ‘사자’ 행진을 벌였다. 이달에만 5786억원어치의 주식을 코스닥시장에서 사들였다. 월별 순매수 규모로는 2000년 2월 이후 최대 규모.
코스닥지수도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470선 턱밑까지 치고 올라왔다. 코스닥이 중장기 상승세로 돌아선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 손범규 연구위원은 “코스닥 기술주에 대한 프리미엄이 역대 최저 수준인 데다 코스닥시장이 우량 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거품’이 사라지고 중장기 상승의 발판이 마련됐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코스닥기업 합동 기업설명회(IR)에 참석한 외국인 투자자 31명 중 29명은 코스닥등록기업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 또는 ‘적극 매수’로 하겠다고 응답했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위원은 “이달 들어 거래소에서 외국인 선호 업종이 줄어드는 반면 코스닥 종목은 늘고 있다”며 “코스닥지수가 5월 중순경 540선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IT 저평가종목이 투자 포인트=증시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 전체를 투자대상으로 하지 말고 반도체 휴대전화 부품주 등 최근 실적이 좋은 정보기술(IT) 업종에 주목할 것을 조언한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코스닥 업종별 지수상승률은 △반도체 18% △IT 부품 11.7% △통신장비 9.7% △금속 9.2% △일반전기 9.0% 등으로 차별화된 장세를 나타냈다.
삼성증권 손 연구위원은 “코스닥시장이 상승세에 있다고 해서 모든 업종이 뜨는 것은 아니다”며 “실적 대비 저평가된 기술주를 중심으로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정책금리 상승에 따른 주가 조정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모건스탠리 리랜드 팀브릭 부사장은 “최근까지 저금리를 바탕으로 한 유동성장세가 이어지면서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가 증가했지만 미국 금리가 오를 경우 투자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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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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