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에 봄은 오는가…외국인 순매수 공세

  • 입력 2004년 4월 7일 1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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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의 늪’에 빠져 있던 코스닥시장이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고 있다.

7일 코스닥시장은 닷새 연속 오르며 높게만 느껴지던 460선의 턱밑까지 치고 올라갔다. 증시에서는 코스닥이 오랜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기대감이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경기 확장 국면에서 나타나는 반짝 상승’이라거나 ‘잘 나가는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한 차별화 장세’라는 신중론도 적지않다.

▽실적 기대감과 외국인 매수세가 ‘청신호’=적어도 최근 코스닥시장의 흐름만 놓고 보면 회복세가 완연하다는 분석이다.

7일 코스닥시장은 5거래일 연속 오르며 전날보다 2.31포인트(0.51%) 오른 457.68로 장을 마쳤다. 전날 1월 15일 이후 처음으로 450선을 뚫고 올라온 상승세를 이어갔다.

올해 들어 코스닥에서만 1조원 이상을 사들인 외국인들은 이날도 순매수 행진(876억원 순매수)을 이어갔다.

증시전문가들은 코스닥지수가 지난해 7월 이후 하락 추세선(지난해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고점을 연결한 선)을 뚫고 반등한 점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바닥을 찍고 오르는 신호일 수 있다는 얘기다.

NHN, 다음 등 인터넷업종과 반도체, 휴대전화 등 정보기술(IT) 부품주가 실적을 바탕으로 장을 이끌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2000년 코스닥이 최고점에 올랐을 당시의 실적과 무관한 ‘묻지마 투자’와 다른 상황이라는 것.

대우증권 신동민 투자분석부 연구원은 “코스닥 퇴출종목이 늘어나 시장이 질적으로 건전해지고 있고 인터넷과 통신서비스 업종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상승세로 돌아선 게 긍정적”이라며 “삼성전자 등 반도체업종 등의 ‘후광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상승반전 성공할까=신 연구원은 “반도체 D램 가격 상승과 설비 투자 등으로 코스닥의 주요 IT기업들이 수혜를 볼 것”이라며 “매물이 쌓인 460선을 넘어서면 5월 중 500선 돌파도 가능하다”고 봤다.

브릿지증권 김경신 상무는 “전고점인 460선(1월 초)과 480선(지난해 12월)을 뚫고 오르면 상승 추세로 돌아선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이전 하락추세선인 435 밑으로 내려오지 않으면 상승 추세는 유효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스닥시장의 93%를 차지하고 있는 개인투자자의 순매도세는 상승 반전의 걸림돌이라는 분석이다. 장을 이끄는 외국인들이 철저히 실적 개선주를 중심으로 편식을 하고 있는 차별화 장세라는 점도 한계로 지적됐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종합주가지수가 1000을 넘어서면 외국인들이 대형주 중심으로 보유 종목을 좁힐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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