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들 현대 주총 변수로 …주총앞두고 입장 밝혀

  • 입력 2004년 3월 18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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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계열사 소액주주들이 주주총회를 앞두고 입장을 속속 밝히면서 범 현대가(家)와 금강고려화학(KCC)간 경영권 분쟁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현대엘리베이터 소액주주 모임은 30일로 예정된 주총에서 현정은 회장을 지지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18일 밝혔다. 이들은 최근 직접 투표를 거쳐 이 같은 입장을 정했다.

이들은 “현대엘리베이터측에서 소액주주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할 경우 이를 철회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그러나 지지 대상이 정해진 이상 인터넷 광고와 우편발송 등을 통해 소액주주들의 위임장을 모으는 데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은 현 회장측 우호지분이 28.67%로 KCC측의 16.12%를 크게 앞서 안정적인 지분을 확보한 상황. 그러나 소액주주(17.65%) 및 범 현대가(15.40%)가 누구 편을 드느냐에 따라 결과가 바뀔 여지는 남아 있다.

반면 현대상선 소액주주 모임은 이날 현대상선 주총(23일)에서 현대엘리베이터가 아닌 KCC가 내세운 신임 이사 건을 지지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상선과 KCC는 신임 이사로 각각 현 회장과 정몽진 KCC 회장을 후보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소액주주 모임은 “분식회계 등 기업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저질러진 잘못을 막을 제도적 장치가 없는 만큼 투명경영을 위한 견제가 필요하다”며 정 회장을 지지하는 이유를 밝혔다.

소액주주들 외에 KCC가 최근 현 회장측 지분(18.56%)보다 많은 20%가량의 의결권을 확보했다고 밝혀 현대상선의 주총 결과 역시 쉽게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

그러나 현대상선측은 이번 주총에서의 승리를 낙관하고 있다. 현대상선 노정익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소액주주들이 KCC를 지지하기로 한 것은 단기적인 주가에 더 관심이 있어서일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대결 양상의 ‘불똥’은 현대상선이 계열사인 현대증권에 의결권 위임을 권유하면서 확대되는 양상이다.

현대증권 모 지점의 직원은 “지점 인력들이 현대상선 주총 위임장을 확보하라는 지시를 받고 주주들을 직접 방문해 설득하는 작업에 동원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상선의 주가는 각각 전날보다 2.01%, 1.36% 올랐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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