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불안 속 땅값 꿈틀

  • 입력 2004년 2월 2일 15시 25분


내수(內需)경기 침체가 장기화(長期化)되는 가운데 휘발유, 농축수산물 가격이 크게 뛰는 등 연초부터 물가불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후반이후 잠잠했던 부동산 가격도 개발지역의 땅값을 중심으로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위축 속에서 물가가 오르는 현상인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 물가동향'에 따르면 1월의 소비자물가는 설 명절과 광우병파동으로 농축수산물과 석유제품 가격이 뛰면서 전달인 작년 12월에 비해 한 달만에 0.6% 올랐다. 지난해 1월에 비해서는 3.4% 올랐다.

일상 생활과 밀접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9%, 전년 동월대비 4.3% 각각 올라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體感)물가'는 더 높았다.

특히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큰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10월 중순이후 16주째 오름세를 이어가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이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시간 차이를 감안하면 3~5월에는 소비자 물가가 큰 폭으로 띌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승(朴昇)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하반기에 들어가면 물가상승 압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인플레이션 압력에 선제적(先制的)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물가는 껑충 뛰고 있는 데 비해 내수 경기는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새해 들어 주요 백화점의 매출이 다시 뒷걸음을 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10개월 '반짝 상승'한 매출이 1월 들어 감소세로 돌아선 것. 대표적인 백화점인 롯데백화점의 1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1%, 현대백화점은 9%, 신세계는 8.4% 정도 각각 감소했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吳文碩) 상무는 "최근 경기침체속에서도 물가가 오르는 것은 원유(原油)가격, 환율 등 공급요인 때문"이라며 "올해 물가는 정부가 장담하는 3%대를 지키기는 어렵고 원자재가격이 더 오르면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