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버린, SK 이사후보 거물급 추천…주총 주목

  • 입력 2004년 1월 29일 15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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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2대주주인 소버린자산운용이 국내 '거물급' 인사 5명을 SK㈜ 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또 참여연대와 비슷하게 SK㈜의 계열사 지원을 차단하고 소액주주 권리를 강화하는 내용의 정관개정안을 내놓았다.

SK그룹도 자체적인 기업지배구조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소버린의 요구수준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예상돼 3월 주주총회에서 양측의 불꽃튀는 표대결이 예상된다.

▽적극적 공세에 나선 소버린=SK㈜는 사외이사 3명과 황두열(黃斗烈) 부회장, 손길승(孫吉丞) SK그룹 회장, 김창근(金昌根) SK㈜ 사장 등 사내이사 3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소버린은 이들을 대신할 이사후보로 △한승수(韓昇洙) 전 대통령 비서실장 및 유엔총회 의장 △김진만(金振晩) 전 한빛은행장 △남대우(南大祐) 전 가스공사 사외이사 △조동성(趙東成)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김준기(金晙基)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겸 힐스기업지배구조연구센터소장 등 5명을 이사후보로 추천했다.

이들 가운데 남대우 김준기씨는 동시에 감사위원 후보로 추천됐다.

소버린이 이처럼 거물급을 영입한 것은 이번 주총의 향방을 결정지을 소액주주와 기관투자가들을 설득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버린의 제임스 피터 대표이사는 "SK㈜ 이사 후보는 경륜과 전문성, 독립성에 있어 명망 있는 분들"이라며 "소버린만이 아닌 모든 주주의 이익을 위해 투명하고 책임감 있게 노력할 분들이며 SK㈜ 주주들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소버린은 또 내부거래위원회 신설과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이사자격 상실 등 참여연대가 제안한 정관개정안을 상당부분 수용했다.

▽곤경에 빠진 SK=그동안 SK그룹은 소버린이 마땅한 이사후보를 찾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거물급 인사들이 영입대상으로 확정되자 당황해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소버린이 내세운 후보보다 뛰어난 인사를 섭외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주주들이 소버린을 지지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SK㈜는 2월초 기업지배구조 개선안을 발표할 계획이지만 핵심사안인 손길승 김창근씨의 연임여부에 대해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는 SK그룹 내의 파워게임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최태원(崔泰源) SK㈜ 회장의 입지가 매우 좁은 상황이다.

김창근 사장이 'SK그룹 5인 경영협의회' 멤버로 참여했다는 점에 비춰볼 때 SK그룹은 손길승 김창근씨의 이사직 연임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렇게 되면 소액주주들의 거센 반발을 가져올 수 있어 딜레마에 빠져 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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