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장단 젊어졌다…구조본-기술인력 중용

  • 입력 2004년 1월 13일 17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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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13일 이학수(李鶴洙) 구조조정본부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그룹 내 핵심보직에 40대와 50대 초반의 젊은 인력을 전진 배치시키는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은 이날 부회장 승진 2명, 사장 승진 5명, 이동 및 보직 변경 8명 등 모두 15명에 대한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이학수 부회장은 구조본부장을 그대로 유지하며 직급만 승진했고 이윤우(李潤雨) 삼성전자 총괄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해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부회장 겸 종합기술원장을 맡게 됐다.

또 삼성전자 권오현(權五鉉) 부사장이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사장으로, 삼성전자 최지성(崔志成) 부사장이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 총괄사장으로, 삼성구조본의 김인주(金仁宙) 재무팀장(부사장)이 사장으로, 구조조정본부 박근희(朴根熙) 경영진단팀장(부사장)이 삼성캐피탈 사장으로, 삼성중공업 이창렬(李昌烈) 부사장이 일본삼성 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5명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윤종용(尹鍾龍) 삼성전자 총괄부회장은 삼성전자 총괄부회장 겸 생활가전 총괄로 업무영역을 넓혔고 손욱(孫郁) 삼성종합기술원 원장은 삼성인력개발원 사장으로 옮겼다.

또 한용외(韓龍外) 삼성전자 생활가전총괄 사장은 삼성문화재단 사장으로, 황창규(黃昌圭)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은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메모리사업부 사장, 임형규(林亨圭)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사장은 삼성전자 전사 기술책임자(CTO) 사장으로 보직을 바꿨다.

삼성전자의 이상완(李相浣) AMLCD 사장도 삼성전자 LCD총괄 사장으로, 삼성캐피탈의 제진훈(諸振勳) 사장은 제일모직 사장으로, 제일모직의 안복현(安福鉉) 사장은 삼성BP화학 사장으로 이동했다. 제일모직은 이번 인사에서 직물 케미컬부문 사장과 패션부문 사장으로 이분화됐던 조직이 제진훈 사장 단일체제로 전환됐다.

재계에서는 이날 삼성의 인사와 관련해 “대선자금 및 에버랜드 전환사채(CB)에 대한 검찰 수사 등 대처해야 할 현안이 많기 때문에 이학수 본부장 등 경험이 많은 구조조정본부의 핵심인력에 대한 보직이동을 최소화했고 실적이 좋은 삼성전자의 메모리와 디지털 가전, LCD 부문에 대한 승진인사를 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번 인사로 김인주(46), 박근희(51), 황창규(53), 최지성(53), 권오현(52) 이상완 사장(54) 등 40대와 50대 초반이 주력사업 및 핵심보직을 담당하게 되면서 사장단의 연령이 대폭 젊어졌다. 삼성은 후속 임원 인사를 이번 주말경에 발표할 예정이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

▼초고속 승진 김인주 사장 ▼

이날 삼성의 인사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인물은 구조조정본부 재무팀장에서 구조본 사장으로 승진한 김인주 사장(46·사진). 현재 삼성 사장단에서 40대 사장은 그가 유일하다.

1997년 이사 승진, 98년 상무, 99년 전무, 2001년 부사장으로 거의 매년 승진하다 금년에는 사장자리에 오른 것.

김 사장은 서울대 산업공학과, KAIST 산업공학 석사를 마친 뒤 80년 제일모직에 입사해 계속해서 재무관련 업무를 맡아온 재무통. 이공계 출신이면서도 특이하게 재무전문가의 길을 걸어온 그는 ‘이학수 본부장의 오른팔’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신임이 두텁다. 그룹 내 최고의사결정기구인 ‘5인 구조조정위원회’에 멤버가 아니면서도 항상 배석할 정도. 구조본의 조직개편과 맞물려 그의 업무영역은 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삼성측은 “삼성이 매년 10조원대의 수익을 내는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이학수 부회장과 김 사장의 역할이 컸다”며 “이들은 계속해서 삼성의 변화를 선도해 나가는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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