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産銀 단독관리 가닥

  • 입력 2004년 1월 7일 18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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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카드 처리문제가 사실상 타결국면에 들어갔다.

채권단 가운데 공동관리안(案)에 강력히 반대해 온 국민은행이 7일 조건부로 이를 수용했고 이에 대해 정부도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에 따라 LG카드 문제는 산업 국민 우리은행 농협 등 16개 채권 금융회사가 출자(出資)전환에 참여하되 실질적으로는 산은이 모든 책임을 지고 단독 관리하는 형태로 최종 합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정태(金正泰) 국민은행장은 7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시장 안정을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LG카드 문제 해결에 적극 협조하겠다”며 “내일 아침까지 협상이 이어질 수 있지만 좋은 결과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김 행장은 “기존의 공동관리안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며 “위탁경영을 맡을 은행(산은을 의미)이 앞으로 추가 자금 지원과 경영책임을 져야 하며 LG그룹도 추가 자금 지원에 나설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그는 “국민은행은 추가 자금지원 등 일체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확약을 주채권은행에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김 행장의 발언은 앞으로 LG카드 문제에 대해서는 산은이 사실상 모든 책임을 지는 것을 조건으로 국민은행도 출자전환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위원회 윤용로(尹庸老) 감독정책2국장도 이날 밤 “김 행장이 발표한 방향으로 협의하고 있다”며 “산은과 LG가 상당히 깊은 논의를 진행 중이며 8일 중에는 완전히 끝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 국장은 또 “산은의 LG카드 지분을 당초 22.5%에서 25%까지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LG그룹은 “더 이상의 추가 지원을 할 수 있는 방법이 현실적으로 없다”고 공식적으로는 일단 난색을 표시했다. 한편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산은이 사실상 LG카드를 인수하는 형태로 이번 사태가 일단 풀릴 것 같지만 이는 미봉책으로 근본적인 해법은 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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