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 주가 '혼선'…번호이동성 시행후 '출렁'

  • 입력 2004년 1월 5일 1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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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번호이동성 제도가 본격 시행되면서 이동통신 3사의 주가가 크게 출렁이고 있다.

시행 첫날인 2일 일제히 급등했던 SK텔레콤, KTF, LG텔레콤의 주가는 5일 LG텔레콤만 상승세로 마감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번호이동성 도입으로 올 1·4분기(1∼3월) SK텔레콤의 주가가 약세에 머물겠지만 곧바로 회복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이 KTF, LG텔레콤과 유사한 약정할인제를 도입함으로써 시장 판도에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에 몰리는 외국인 매수세=5일 SK텔레콤 주가는 1% 가까이 떨어졌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사자’ 공세는 계속됐다. 2일 SK텔레콤 주식 8만7000주를 매수했던 외국인들은 5일에도 8만주 넘게 사들였다.

외국인들은 지난해 11월 24일부터 5일까지 단 하루를 제외하고 SK텔레콤에 대한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들의 공격적인 매수는 SK텔레콤이 정부로부터 약정할인제를 인가받으면서 타사의 번호이동성 공세에 적극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 SK텔레콤은 2일부터 KTF와 LG텔레콤보다 약간 낮은 15∼35%의 요금이 할인되는 약정할인제를 도입했다.

양종인 동원증권 연구원은 “1월중 30만명 정도의 가입자가 빠져나가는 등 SK텔레콤은 번호이동성 도입 초기 상당한 타격을 받겠지만 가입자 이탈은 1·4분기 중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정부가 후발사업자에게 유리한 약정할인제를 SK텔레콤에도 허용함에 따라 SK텔레콤의 시장점유율 하락은 최소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SK텔레콤이 주주가치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외국인들에게는 매력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다.

양성욱 대우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이 올해 배당 규모를 상향 조정하고 다음달 대규모 자사주 소각 방안을 계획하고 있는 점이 주가 상승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SK텔레콤의 주가 수준이 다른 나라 경쟁업체들에 비해 상당히 싸다는 점도 부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SK텔레콤의 올해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8∼8.5배 수준으로 15∼20배에 육박하는 경쟁국 통신주들의 PER에 절반 정도밖에는 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LG텔레콤-KTF ‘반격’ 가능할까=그러나 증권가 일각에서는 KT와 LG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번호이동성 경쟁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경우 1년 동안 LG텔레콤과 KTF로부터 가입자를 끌어오는 것이 불가능한 SK텔레콤의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는 것.

한누리증권은 “SK텔레콤의 약정할인제 도입으로 번호이동성 효과가 줄어들었다고 보기 힘들다”면서 “SK㈜의 경영진 교체 가능성이 SK텔레콤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으나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소버린자산운용이 경영진 교체에 성공할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JP모건증권의 이호준 애널리스트도 “LG텔레콤은 번호이동성 도입의 수혜자인 반면 SK텔레콤은 이로 인해 가입자당 평균 매출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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