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인구의 20%가 전체 부(富)의 80%를 차지하게 된다는 ‘20 대 80 법칙’은 증시에서 우량한 소수 기업이 투자금과 주가 상승을 독차지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의 심화로 해석된다.
29일 대우증권의 데스크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이 20% 이상 지분을 보유한 종목은 전체 시장의 20% 수준이지만 이들의 영업이익은 전체의 8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외국인 지분이 10% 이상인 상위 종목이 전체 시장에서 30%를 차지하면서 영업이익 창출 비중은 90%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인 지분이 높은 기업의 특징은 △자본금이 크고 △부채비율이 낮으며 △매출액 영업이익률이나 자기자본영업이익률 등 수익성 지표가 높다는 점 등이다.
예를 들어 외국인 보유지분이 40% 이상인 기업은 모두 32개(관리종목 등 제외)로 전체의 7%에 불과하지만 이들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전체의 51%와 53%에 이른다. 자기자본이익률도 17.25%로 평균보다 6%포인트 이상 높았다.
외국인이 ‘사는 종목만 계속 산다’는 말도 틀리지 않았다. 외국인 지분이 40% 이상인 기업과 30∼40%인 기업의 경우 올해 외국인 보유 지분이 평균 9.55%와 9.70% 더 늘어났다.
지분 20% 미만 기업의 외국인 보유 지분이 0.13% 늘어나는 데 그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올해(1월 2일∼12월 26일) 사상 최대 순매수 규모(13조8146억원)를 기록한 외국인의 투자금은 대부분 소수 특정 기업에 몰려 있는 것.
외국인의 순매수가 이어진 종목들은 주가 움직임도 좋아 지분 40% 이상인 기업은 평균 60.36%, 30∼40%인 기업은 70.15% 올랐다.
대우증권 김평진 연구원은 “올해 외국인이 관심을 보인 대부분의 종목은 펀더멘털 측면에서 우수하고 주가 상승률도 높다는 것이 검증됐다”고 말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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