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자 란싱그룹 부회장 "한국을 R&D중심지로 육성"

  • 입력 2003년 12월 16일 17시 57분


코멘트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겠습니다.”

중국 란싱(藍星·블루스타)그룹을 대표해서 이번 쌍용자동차 인수전을 총지휘했던 조인자(미국명 수전 조·46·사진) 란싱그룹 부회장은 16일 란싱이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직후 본보와 인터뷰를 갖고 이렇게 밝혔다.

한국에서 중학교를 마치고 미국으로 유학 간 재미교포인 조 부회장은 런젠신(任建新·45) 란싱그룹 회장이 사석에서는 한국말로 ‘누나’라고 부를 정도로 란싱그룹 내 실력자. 이번 쌍용차 인수도 조 부회장이 처음 아이디어를 내는 등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란싱그룹 해외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아직 본 계약까지는 많은 절차가 남아 있지만 쌍용차 인수가 확정되면 한국을 생산과 기술개발(R&D)의 중심지로 키워나갈 예정입니다. 또 추가 투자를 통해 한국 내 생산라인도 증설할 계획입니다. ‘공장 설비를 중국으로 뜯어갈 것이다’ 등의 말은 정말 우리를 몰라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조 부회장은 또 쌍용차 노조의 매각 반대 움직임에 대해 “란싱그룹의 진정한 뜻을 알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며 “노조의 오해를 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비해 기술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중국이 쌍용차를 인수한 것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중국은 무섭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9년 전 유인우주선 발사계획을 밝혔을 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소리 소문 없이 준비작업을 거쳐 성공시킨 국가입니다. 나노기술도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요. 과거 ‘잠자고 있던 시절’의 중국으로 판단하면 안 됩니다.”

조 부회장은 란싱그룹이 쌍용차를 인수하면 윈-윈 효과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독자생존이 어려운 쌍용차로선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통로가 열립니다. 란싱그룹 산하 기업으로 자동차 부품 및 애프터서비스 회사인 ‘중차자동차’는 중국 내 최대 애프터서비스 망을 갖추고 있습니다. 화학이 주력인 란싱그룹도 새로운 산업에 진출할 수 있게 돼 기대가 큽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