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표 삼성 vs 미국대표 GE "人事 한 수 배웁시다"

입력 2003-12-11 17:46수정 2009-09-28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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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한 명 한 명에 대한 회사의 세심한 관찰과 배려가 놀랍다.”(삼성 인사팀)

“1인당 수억원씩을 들여 해외연수를 보내는 장기적인 시야가 부럽다.”(GE 인사팀)

요즘 삼성과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인사팀간에는 벤치마킹이 한창이다.

삼성의 인사팀 관계자들은 수시로 GE에 가서 인사시스템을 연구하는 한편 GE 크로턴빌 연수원의 밥 코코란 원장이 10월 직접 방한, 삼성 인사팀들과 의견을 교환했다. ‘서로 배우기’다.

양사는 인력 교류를 한 일도 있다. 삼성물산 출신의 이채욱(李采郁) GE코리아 사장이 그 사례. 합작회사인 삼성GE의료기기에서 일하다 GE의 눈에 들어 “몇 년만 빌려 달라”고 해 데려간 인물로 GE는 그를 최고경영자로 키워버렸다.

삼성은 또 이재용(李在鎔) 상무를 작년 10월 GE의 인재 사관학교인 크로턴빌 연수원에 보내 최고위과정을 밟도록 했다.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도 “일본 기업의 최고경영자보다 이건희(李健熙) 회장을 더 존경한다”는 발언을 했다.

▽핵심 가치를 강조하는 GE=업계에서 GE는 성과주의와 냉혹한 퇴출제도로 유명하다. 직원의 5%는 상시 퇴출시킨다는 원칙. 그러나 삼성의 조사결과 GE가 성과 못지않게 ‘GE의 10개 핵심 가치’를 강조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성과가 아무리 좋아도 비전, 고객 및 품질지향, 신뢰도와 열의 등 GE의 핵심 가치를 실천하지 않는 직원은 승진에서 배제되는 것이 GE 인사제도의 특징.

각 항목은 다시 4개 세부항목으로 나누어져 핵심 가치는 총 40개 문장으로 아주 구체적으로 규정돼 있다. 모든 직원은 40개 항목의 규정에 맞추어 상사, 동료, 부하 직원들로부터 다면평가를 받는다. 학연, 지연, 사내 파벌이 스며들 틈이 없다.

삼성경제연구소 인사조직실 장상수 상무는 “한국 기업은 비전이나 사시(社是)가 구호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GE는 비전을 구현하기 위해 핵심 가치를 구체적으로 정의한 뒤 실천 여부를 가리는 평가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사팀은 각 직원의 장단점을 파악, 세밀하게 인사관리를 하고 그에 따라 ‘맞춤 교육’을 제공한다. 모든 직원들이 회사가 자신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있고 ‘당근과 채찍’을 항상 준비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도록 한다.

차세대 경영자를 조기에 발굴, 집중 육성하는 것도 삼성이 인상 깊게 관찰하고 있는 대목.

▽삼성의 해외 파견 교육=코코란 크로턴빌 연수원장은 내년 삼성 신입사원의 하계수련회를 직접 참관할 예정. 삼성의 신입사원들이 행사프로그램을 자발적으로 만들며 사장은 물론 중간간부들까지 행사에 참여, 세대간 벽을 허물고 집단적 열정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GE 간부들이 비디오를 통해 보고 매혹돼 버린 것.

GE측이 가장 높이 평가한 삼성의 인사시스템은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교육.

삼성은 1990년부터 지역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2530명을 각 국가의 전문가로 파견했고 1994년부터 460명을 MBA과정에 보냈다. 내년에도 지역전문가로 250명, MBA과정에 30명을 파견할 계획.

삼성 구조본부 인사팀 성인희 상무는 “GE측은 삼성이 빠른 시간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요인 중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큰돈을 들여 투자한 해외교육 프로그램을 꼽았다”고 밝혔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직급내 연봉 차이가 GE보다 크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두 회사의 인사팀 모두 놀랐다”고 전했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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