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명광고]"인생은 네 발입니다"…미쓰비시자동차

  • 입력 2003년 12월 1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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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 자동차
미쓰비시 자동차
흔히들 자동차는 어른의 장난감이라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의 매력에 흠뻑 빠져 새로 나오는 자동차마다 디자인, 엔진 방식, 시속과 마력 등을 비교해 가면서 대화에 열을 올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여자라서 그런지 자동차가 장난감이라 여겨지지는 않습니다. 네 바퀴로 달리는 그 힘에 의지하기는 하지만, 그리 아끼고 보살피며 타는 편은 아닙니다. 배기량이 몇 cc인지도 그다지 중요하지 않고요.

굳이 남녀의 취향을 편 가르기 위해 이 말씀을 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사람마다 자동차를 사야 하는 이유와 목적이 다르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람마다 다른 목적과 이유를 갖고 있는데, 그 사람들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광고는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요?

일본의 미쓰비시자동차 4륜 구동 자동차 광고(사진)는 사람의 가슴을 담고 있습니다. 아직 걸음마를 떼지 못한 아기가 두 손으로 난간을 잡고 두 발로는 계단을 밟으며 올라갑니다. 그 위의 헤드라인은 ‘Life is 4×4(인생은 네 발입니다)’. 그렇지, 맞아. 절로 무릎을 치게 되는 카피입니다. 4륜 구동 자동차에 관심이 없는 저에게도 인생은 네발로 와서 네발로 간다는 격언과 함께 가슴에 쿵하고 박히게 됩니다. 자동차가 기술의 복합체로 여겨지는 것이 아니라 삶의 복합체로 느껴지면서 인생을 함께 가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독일 폴크스바겐의 뉴비틀 탄생 광고도 비슷한 감동을 줍니다. 신차 광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요란스러움은 없고, 오히려 경건하기까지 합니다. 뉴비틀의 옆모습을 마치 임신부의 배처럼 보여주면서, 헤드라인은 ‘출산일 2월 28일’이라고 보일 듯 말 듯 작게 처리하고 있습니다. 오랜 산고 끝에 탄생되는 아기처럼 오랜 기간의 연구 끝에 태어나는 제대로 된 놈이라는 얘기를 깔끔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사랑하고 공감하는 광고, 그것은 모든 사람의 욕심에 휘둘리지 않고 기술적인 자랑에 급급해 하지 않는 ‘가슴’을 담은 광고입니다.

박혜란 LG애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hrpark@lgad.l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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