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바닥 탈출…옛 대장주 부활-예탁금 증가

  • 입력 2003년 11월 13일 18시 06분


코스닥 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9월 초 50선 아래로 떨어진 후 두 달 넘게 45∼50에서 맴돌고 있지만 최근 증권거래소 시장과 비교한다면 상승세는 훨씬 가파른 편. 코스닥지수는 13일 1.43% 상승하면서 거래일 기준으로 최근 닷새 가운데 나흘이나 상승하는 저력을 보이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10월 초 1차 저점(低點)을 통과한 코스닥지수가 ‘W’자형 바닥 탈출에 성공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코스닥 상승의 징후들=코스닥 바닥 탈출의 가능성은 1999∼2000년 코스닥 시장을 주도했던 장미디어, 새롬기술, 시큐어소프트, 인테크 등 ‘구(舊)대장주’들이 다시 부상하고 있는 데서 확연히 드러난다. 이들은 최근 대부분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부진한 인터넷주들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구대장주의 ‘부활’이 주목받고 있는 것은 3월 14일 코스닥지수가 저점에 도달한 후 빠르게 반등했을 때도 이들의 상승률이 가장 높았기 때문. 전문가들은 거래소 종목들이 이미 많이 올랐고 최근 해외증시의 영향으로 조정을 받고 있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구대장주로 몰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고객예탁금 증가도 코스닥 상승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두 달 넘게 8조∼9조원대에 머물던 고객예탁금은 10월 중순부터 10조원대를 넘어섰다. 3월 말 코스닥지수가 반등을 시작했을 때도 고객예탁금이 10조원을 넘어섰던 것으로 볼 때 최근 예탁금 증가는 개인들의 매수세가 코스닥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내년 1월부터 코스닥 시장에 도입될 ‘스타지수’(우량 30개 기업 평균지수)와 지수단위 개편(10→100 기준)도 지수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이들 변화가 ‘코스닥의 본질적인 가치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코스닥 시장이 투자자들을 불러 모으기 위한 개혁에 나섰다는 점에서 일단 ‘부정적은 아니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외국인 매수 종목에 관심 필요=전문가들은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 매수가 몰리는 종목 위주로 투자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충고하고 있다.

대우증권 김남중 연구원은 “7월 중순 이후 코스닥지수가 종합주가지수에 비해 부진했지만 외국인투자자들은 두 시장에서 비슷한 누적순매수 강도를 보여왔다”면서 “외국인들이 많이 사는 종목 중에서 코스닥지수 대비 상승률이 낮은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증권사의 신동민 연구원은 “인터넷 업종의 그늘에 가려있던 비(非)정보기술(IT) 종목 중에서 영업이익 실적이 좋은 기업과 그동안 하락폭이 컸던 IT 종목도 유망하다”고 추천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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