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의 아파트와 삼성전자, 어느곳이 투자수익이 좋을까?

  • 입력 2003년 11월 12일 16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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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똑같은 돈으로 서울 강남에 있는 아파트를 구입한 사람과 삼성전자 주식을 산 사람의 투자수익 성적표를 비교해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400조원 가까운 단기 부동(浮動)자금이 주식시장을 외면한 채 부동산시장을 기웃거리고 있는 것은 '주식은 자칫 원금까지 날릴 수도 있지만 부동산은 투자만 하면 무조건 오른다'고 막연하게 믿는 투자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한투자증권이 서울 강남의 대표적인 아파트중 1개 단지와 한국 증시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의 가격 움직임을 비교한 결과 이같은 일반 투자자들의 믿음은 고정관념에 불과하다는 흥미로운 결론이 나왔다.

대투증권 압구정지점이 12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양아파트 40평형과 삼성전자의 지난 10여년간 가격 추이를 비교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한양아파트는 1993년 4억5000만원에서 현재 9억원으로 100% 상승했다.

한양아파트 가격의 경우 층에 따라 가격차가 1억원 가까이 나기 때문에 최고가와 최저가의 중간수준으로 계산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같은 기간동안 4만원에서 46만1000원(11일 종가)으로 1052.5%나 올라 한양아파트에 비해 10배가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대투증권은 삼성전자는 한국 증시를 대표하는 성장우량주로 메모리반도체 분야 세계 1위 등 글로벌 대표기업으로 성장하면서 강남 아파트의 가격을 훨씬 웃도는 주가 상승률을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한양아파트의 경우 △훌륭한 교육환경 △현대백화점과 갤러리아백화점 등 생활 편의시설 △강북과 강남을 이어주는 좋은 입지여건 등으로 꾸준한 가격 상승을 보여왔지만 삼성전자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것.

박상용 대투증권 압구정지점장은 "정부의 강남 집 값 안정대책 등으로 앞으로 자산의 대부분을 부동산에만 투자하면 높은 수익을 얻지 못하거나 손실을 입을 가능성도 있다"며 "삼성전자는 디지털을 중심으로 하는 생활환경 변화 등으로 성장잠재력이 크고 세계 경쟁기업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돼 있어 강남 아파트를 대체할만한 투자수단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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