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전경련…강신호회장 회장직 고사

  • 입력 2003년 10월 31일 18시 19분


코멘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회장대행으로 추대한 강신호(姜信浩·76·사진) 동아제약 회장은 31일 “건강때문에 회장직을 고사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손길승(孫吉丞) 회장의 SK비자금 연루로 불거진 전경련의 리더십 부재상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명관(玄明官) 전경련 부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회장단및 원로고문단과 의논은 하겠지만, 정관상 회장단 중 최연장자가 자동적으로 회장대행을 맡아야 하기 때문에 강 회장께서 계속 고사하더라도 회장대행을 하도록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현 부회장은 이어 “회장추대위원회를 구성해 내년 2월 정기총회 이전이라도 정식 회장이 선출되도록 노력할 것이며 강 회장이 업무를 수행하는 데 건강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리더십 회복을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해왔던 실세 회장 선출에 실패한 데 이어 가까스로 추대한 회장대행마저 이를 고사함에 따라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확산일로를 겪고 있는 정치자금 문제와 정부의 재벌개혁방침 등 현안이 쌓인 상황에서 ‘회장 공백’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재계의 대표단체라는 전경련의 입지가 크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

강신호 회장은 30일 전경련 회장단 간담회에서도 고사의사를 밝혔지만 전경련 회장을 지낸 김각중(金珏中·78) 경방회장 등 회장단이 강력히 밀어 추대된 것으로 전해졌다. 강 회장은 31일 고사 의사를 밝힌 뒤 동아제약 회장실에도 출근하지 않고 모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