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SK투신 지분매입 협상…투신권 구조조정 본격화

  • 입력 2003년 10월 22일 18시 06분


종합 금융그룹인 미래에셋이 SK투신운용의 1대 주주가 되기 위한 지분 매입 협상을 벌이고 있다.

미래에셋 박만순 상무는 22일 “SK투신운용 지분의 35% 이상을 매입,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이 회사의 1대 주주인 SK증권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며 “양측이 원칙적인 합의를 이뤘지만 구체적인 주식 매입 수량과 가격에 대해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SK증권도 이날 공시를 내고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 양측의 고위 경영진은 21일 오후 지분 거래 원칙에 합의했으나 양해각서(MOU)는 체결하지 않은 상태다.

SK투신운용은 20일 현재 자산규모가 2조1189억원인 중위권 회사로 SK증권이 지분의 35%를 가진 최대주주이고 신흥증권과 한미은행이 각각 지분의 30%와 20%를 가지고 있다.

미래에셋은 SK증권 지분 전량을 인수하거나 다른 대주주 지분을 인수해 미래에셋투신운용 및 미래에셋자산운용과는 특화된 운용사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박 상무는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펀드 상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사회간접자본(SOC) 펀드 등 특화된 펀드 운용사로 경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투신업계에서는 미래에셋의 SK투신운용 지분 매입이 성사된다면 투신권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투신업계는 수탁고가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자산운용법 도입 등으로 경쟁이 심화되면서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현대투신증권과 미국 푸르덴셜그룹이 매각 협상을 계속하고 있고 한국투자증권과 대한투자증권에 대한 추가 공적자금 투입 후 매각 문제도 현안이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은 “SK투신운용 외에 2, 3개 중소형 운용사들이 매물로 나와 있어 이들의 짝짓기 여부에 따라 업계 구조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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