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A-MP3도 밀어 올린다"…슬라이드형 신제품 젊은층 인기

  • 입력 2003년 10월 21일 17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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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를 마주 보고 선 남자가 서서히 여자의 배쪽으로 머리를 낮춘다. 이내 카메라가 멀어지고, 남자의 가슴부위를 두 다리로 감싼 여자와 그런 여자를 올려다보는 남자의 모습이 화면을 메운다.

작년 4월 ‘섹스 어필’ 논란 속에 SK텔레텍이 내놓은 국내 최초 ‘슬라이드폰’ 스카이 IM-5100의 광고다. 당시만 해도 반으로 접는 ‘폴더’가 주류였던 휴대전화 시장. 휴대전화 화면을 밀어 올리는 ‘슬라이드 업’ 방식인 IM-5100은 나오자마자 주목을 받았다.

SK텔레텍은 이후 IM-5400 IM-6100 IM-6400 등 슬라이드형 휴대전화를 잇달아 내 놓았고 지금도 제품의 반 이상을 슬라이드폰으로 구성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작년 10월에는 LG전자가 숫자판을 밀어 내리는 슬라이드 다운 방식의 싸이언 LG-SD1250을 내놓고 슬라이드폰의 인기를 이어 갔다.

삼성전자는 7월 64화음 스테레오 스피커와 디지털카메라가 내장된 슬라이드 업 휴대전화 애니콜 SCH-E170을 내놓고 최근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E170은 끝까지 손으로 밀어 올리는 기존 슬라이드폰과 달리, 모터가 달려 있어 손끝으로 건드리기만 하면 자동으로 화면이 밀려 올라간다.

▽슬라이드폰 인기=SK텔레콤의 10월 신규 가입자는 30여만명. 이 중 11%가 슬라이드 방식의 스카이 IM-6400(7%)과 애니콜 SCH-E170(4%)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011, 017 신규가입자가 선택할 수 있는 폴더 모델은 60여종. SK텔레콤 관계자는 “열어젖히는 데 싫증을 느낀 소비자들이 대거 두 기종에 몰려 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PDA도=직사각형 일색이었던 개인휴대단말기(PDA) 역시 점차 슬라이드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PDA 제조업체 지메이트는 작년 폴더형 PDA 요피 시리즈를 내놓았으며 일본 샤프도 제품의 아랫부분을 잡아 내리면 키보드가 나오는 슬라이드 다운 방식의 PDA 자우르스 SL-5500을 최근 내놓았다.

셀빅은 8월 내놓은 휴대전화 겸용 PDA 스마트폰 V100에 처음으로 휴대전화와 똑같은 슬라이드 업 방식을 채택했다. 셀빅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PDA의 소비자층은 SK텔레텍의 스카이 슬라이드폰 소비자와 상당부분 일치, 그 동안 휴대전화만 사용해 온 소비자들이 거부감 없이 PDA로 옮겨오는 효과도 나타났다.

셀빅은 ‘슬라이드족’을 소비자로 끌어들이기 위해 11월 중에도 슬라이드 방식 스마트폰을 내 놓을 계획.

▽밀어 올리는 MP3플레이어=MP3플레이어 개발업체 케이원정보통신은 최근 슬라이드 업 방식의 휴대용 MP3플레이어 엠비트 KMS-128 KMS-256 두 종류를 내놓았다. 이 제품은 화면을 밀어 올린 뒤 그 아래에 숨어있던 버튼으로 작동시킨다. 화면을 크게 만들 수 있어 보다 많은 정보를 표시할 수 있는 데다, 밀어 올리는 느낌을 좋아하는 젊은층의 욕구에도 부합해 최근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 회사 김승일 사장은 “슬라이드 방식을 채용한 디지털 제품이 당분간 지속적으로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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