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銀 실사책임자 '외압 가능성' 시사

  • 입력 2003년 10월 7일 19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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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흥은행 매각과 관련해 실사책임자였던 신한RSM회계법인의 이일권(李一權) 회계사는 7일 "최종 실사 결과를 발표하기 전에 예금보험공사 측과 사전 조율을 거친 것은 비정상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혀 실사 과정에 외압 의혹이 있었음을 내비쳤다.

이 같은 발언은 이날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예보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소속 의원이 집중적으로 '외압설'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 회계사는 외압 의혹을 제기하는 질문에 "실사 도중 힐튼 호텔과 신라호텔에서 두 차례에 걸쳐 예보 측 관계자들과 비밀리에 회동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회계사는 "당시 산정가격을 '네고'(협상)하자는 제의도 있었는데 회사 생활 12년 만에 참 희한한 일도 있다고 생각했다"며 "가격을 현재의 시장가격으로 뜯어 맞춰 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인원(李仁遠) 예보 사장은 이 회계사의 발언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예보는 외압설을 보도한 언론사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또 신한RSM회계법인 관계자도 "이 회계사는 실사 과정에서 노조 편향적이고 비밀 유지 약정을 어기는 등 결격 사유로 4월경 업무에서 배제돼 퇴사 처리된 회계사"라며 "사실 관계가 틀린 발언으로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증인으로 출석한 문재인(文在寅)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최종가격 발표 전에 실사책임자를 만난 적이 있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실사 중에 관련자를 만난 적은 없다"며 청와대 개입설을 일축했다.

차지완기자 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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