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장 4가지 투자대안]게걸음 장세…경기방어주 노려라

  • 입력 2003년 9월 29일 17시 52분


10월 증시는 조정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우세하다. 추석 이후 ‘환율-유가 쇼크’로 주가가 큰 폭 빠졌기 때문에 하락폭이 더 커지는 ‘가격 조정’보다는 주가가 옆걸음치는 ‘기간 조정’을 점친다.

이 같은 주가 조정기엔 환율 유가 등 경제변수와 연말이라는 시간변수를 잘 조합한 투자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

▽‘경기 방어주’ 비중 확대=외국인들의 ‘말 갈아타기’는 이미 시작됐다. 한국의 경기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음을 감안한 종목교체다.

외국인들은 추석 직후인 15∼25일 삼성전자 등 전기전자 업종 주식을 2602억원어치 팔았다. 그 대신에 경기 방어주로 분류되는 한전 등 전기가스 업종 주식을 1450억원어치 더 샀다.

세종증권 서형석 연구원은 “26일 현재 종합주가지수는 올해 최저점인 3월 17일(515)에 비해 35.4%가량 올랐지만 전기가스와 통신업종의 시장수익률은 각각 22%와 18%에 그쳐 추가적인 상승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음식료 유틸리티(전기 가스업종) 의약 등 전통산업에 속해 있으면서 성장기를 거쳐 성숙기에 진입한 기업들이 경기 방어주로 분류된다.

▽연말 배당시즌에 대비=결산시점인 연말이 다가오고 있는 데다 주가가 조정국면으로 들어간 지금이 배당주를 사둘 타이밍이라는 분석. 종목을 잘 선택하면 배당수익률만으로 은행 이자율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최근 3년 연속 배당수익률이 5% 이상으로 안정적인 배당을 유지했던 기업 가운데 △꾸준한 이익증가가 예상되고 △현금흐름이 양호하고 △부채비율이 낮은 기업 등이 배당투자 유망주로 꼽힌다.

한국투자증권 안주영 연구원은 “과거 배당성향이 높았더라도 올해 실적이 좋지 않을 경우 배당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원화 강세 수혜주=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은 ‘일회성 재료’가 아니다. 미국이 대규모 무역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달러화 약세’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만큼 원화 환율 하락 추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원-달러 환율 하락은 수출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킨다. 수출비중이 높을수록 불리하다. 반면 외화부채가 많은 기업과 수입업체엔 이자비용 절감 및 수입단가 하락 등으로 수익성을 호전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화증권 임노중 연구원은 “항공 해운 석유정제업 등은 호재이지만 조선 석유화학 가전 전자부품 등은 ‘환율 하락’이 부각될 때마다 곤욕을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선호주 저점매수=10월 증시도 외국인의 입질에 의존하는 패턴이 이어질 전망이다. 기관과 개인들은 국내 경기 회복 지연에 따라 본격적인 증시 참여를 더욱 뒤로 미루는 모습이다.

결국 10월에도 ‘외국인들이 무슨 종목을 사느냐’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는 뜻이다. 외국인들은 하락 조정장에서 경기 방어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투자배분)를 바꿨다.

하지만 LG투자증권 김중곤 연구원은 “유틸리티 업종의 경우 9월에 주가가 많이 상승해 10월에는 이익실현의 유혹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인 선호주’라는 꼬리표에 집착하기보다는 매수 매도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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