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가 남긴 업종별 희비]시멘트-철근-건설 '태풍 수혜'

  • 입력 2003년 9월 15일 18시 15분


코멘트
태풍 ‘매미’가 휩쓸고 간 후 업계에선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원유시추 설비와 선박의 충돌로 수십억원대의 피해를 본 것을 비롯해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건조중이던 선박의 인도가 다소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업계도 정전으로 생산 차질이 빚어졌다.

이와 함께 부산항 하역 차질로 해운 무역업계가 영향을 받고 보험업계도 실적이 다소 악화될 전망이다.

반면 피해 지역에 대한 복구 작업이 진행되면서 시멘트와 철강 등 건축용 자재를 생산하는 업체들은 매출이 늘어나는 등 상대적으로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계=한국무역협회는 15일 올해 부산항의 하역 능력이 지난해보다 12%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파손된 컨테이너 크레인을 복구하려면 14개월 이상이 걸리고 궤도를 이탈한 크레인 역시 최소한 1개월은 걸려야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앞으로 1개월간 10만404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의 컨테이너 처리가 차질을 빚을 전망. 태풍 피해를 보지 않은 광양항의 여유 처리 능력인 7만7500TEU보다 많다. 이에 따라 당분간 일부 화물은 적기 선적에 문제가 생겨 해운업계의 일시적인 피해가 예상된다.

반면 광양항으로 하역 물량이 몰리면서 광양 1단계 부두 운영에 참여하고 있는 한진은 올해 매출액이 44억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태풍 피해로 인한 보험금 지급이 악재.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인해 접수된 보험사고 건수는 1만3885건, 추정 보험금은 1560억원이다. 지난해 9월 7조원가량의 피해를 주었던 태풍 ‘루사’ 때 지급된 보험금(약 800억원)보다 훨씬 액수가 크다.

다만 피해를 국내외 재보험사가 분담하기 때문에 보험업계의 손실 역시 그리 심각한 수준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신영증권이 90년대 이후 전국적으로 3000억원 이상 피해가 발생한 8건의 자연재해 이후 손해보험업계의 주가를 분석한 결과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그리 크지 않았다.

▽건설 및 철강업계=대규모 피해 복구 공사가 뒤따를 것으로 보여 일부 건설업체들이 수혜를 볼 전망이다. 건물과 도로, 교량 건설에 쓰이는 시멘트와 철근, 건축용 형강 등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주식시장에선 이런 기대감을 반영해 정부 발주 공사의 비중이 높은 한라건설 삼부토건 남광토건 등에 관심이 집중됐다. 시멘트업계와 철근과 건축용 형강을 생산하는 INI스틸과 동국제강 등도 수혜 업체로 꼽혔다.

홍석민기자 sm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