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예금 月이자 7만4166원…예금금리 3.97%

  • 입력 2003년 8월 27일 18시 01분


코멘트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대로 7월 중 은행의 평균 예금금리(잔액기준)가 처음으로 연 3%대로 떨어지면서 예금생활자들에게는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반면 대출금리도 낮아져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린 사람들이나 중소기업 등의 부담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은측은 7월 중 평균 예금금리가 연 3.97%로 떨어졌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 등을 감안한 ‘실질 금리’는 이보다 더 크게 하락, 1%에도 못 미치는 0.89% 수준으로 분석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은퇴한 연금생활자들이 1억원을 은행에 예금했을 때 연간 89만원, 월 7만4166원 밖에 이자소득을 얻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한은 통화금융통계팀 박승환(朴承煥) 차장은 “금리가 크게 낮아짐에 따라 예금으로 생활하는 은퇴자들은 생활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반면 여유 자금이 있는 사람들은 부동산이나 주식 등 이익을 높일 수 있는 쪽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계대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의 금리가 6.15%에서 6.07%로 낮아지는 등 은행에서 돈을 빌려 집을 사둔 사람들의 이자부담은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그러나 500만원 이하 소액대출 금리는 8.68%에서 8.78%로 5개월 연속 상승해 당장 한 푼이 급한 서민들의 이자부담은 오히려 가중되고 있다.

중소기업 대출 금리(6.20→6.15%)와 대기업 대출 금리(6.12→6.10%)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기업의 설비투자로 이어지길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노사갈등이나 정부정책의 불확실성 등 금리와 무관한 변수 때문에 기업들이 돈을 쓰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연구원 김상환(金尙煥) 연구위원은 “최근 은행들이 돈이 들어와도 운영할 곳이 마땅치 않아 수신규모를 조정하기 위해 예금금리를 낮추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기업들의 투자심리도 얼어붙어 있는 상황이어서 저금리 기조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