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부총리 "제조업 공동화 현상 우려 투자회복이 과제"

  • 입력 2003년 8월 12일 17시 59분


한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기업의 설비투자를 늘리는 일이지만 노사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2일 열린 국회 재경위에서 최근의 경제동향 및 정책방향과 관련해 “한국경제가 당면한 최대 현안은 기업투자 활성화를 통한 내수 회복과 성장잠재력 확충”이라고 보고했다.

김 경제부총리는 “최근의 투자부진 추세가 지속되면 생산능력 증가율이 떨어져 장기적인 성장마저 불가능하다”며“북핵문제의 해결, 노사관계 안정 등을 통해 국내외 기업의 투자의욕을 회복시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재경부 분석에 따르면 미국 일본 영국 독일 싱가포르 등 선진국들이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에서 2만달러로 가는 동안의 설비투자 연평균 증가율은 4.1∼10.8%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은 1만달러를 처음 넘은 1995년 이후 2002년까지 연평균 설비투자 증가율이 3.1%에 그쳤다. 특히 올 들어서는 5월까지 계속 마이너스 증가율을 면치 못하다가 6월 들어 겨우 2.5% 증가세로 돌아섰다.

김 부총리는 “제조업 분야는 2001년부터 이미 한국기업의 해외투자가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를 초과해 산업 공동화 현상도 우려된다”며 “단기적인 경기회복과 고용창출을 위해서는 물론 중장기적인 성장잠재력 확충 차원에서도 투자부진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밝혔다.

한편 박승(朴昇)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국책 및 시중은행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노사문제가 기업 시설투자의 걸림돌이 되고 있고 내수침체도 계속되고 있어 경기회복이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박 총재는 이어 “정부가 투자세액공제 확대와 가속상각제 등의 투자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지만 노사 문제가 안정돼야 설비투자가 본격화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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