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反기업 정서 22개國중 가장 심각

  • 입력 2003년 8월 7일 18시 37분


한국인의 반(反)기업 정서가 세계 주요 22개국 가운데서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7일 ‘국내 반기업 정서의 현황과 과제’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다국적 컨설팅업체인 액센추어(옛 아서컨설팅의 컨설팅 부문이 분사한 회사)의 2001년 조사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발표했다.

액센추어가 880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실시한 이 조사에서 한국은 CEO의 70%가 ‘국민들 사이에서 기업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있다’고 응답해 조사대상 국가 중 반기업 정서가 가장 높은 국가로 나타났다.

'기업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는가' 답변
순위국가동의(%)동의 못함(%)
1한국7028
2영국6828
3이탈리아5543
남아공5545
아르헨티나5545
6브라질5348
프랑스5348
8인도5050
9호주4550
10일본4553
11스페인4358
12폴란드4058
13독일4060
멕시코4060
15스웨덴3863
16벨기에2868
17싱가포르2873
18말레이시아2373
19미국2378
20캐나다2080
21대만1875
22네덜란드1388
평균4158
자료:액센추어, 2001년 22개국 CEO 880명 조사

한국 다음으로 반기업 정서가 높은 국가는 영국(68%)이었고 이탈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아르헨티나 등이 각각 65%로 그 뒤를 이었다.

반기업 정서가 가장 낮게 나타난 나라는 네덜란드(13%).

한국의 반기업 정서는 주요 경쟁 상대국인 대만(18%) 싱가포르(28%)의 2∼3배에 이르렀다. 일본(45%) 등에 비해서도 훨씬 높았다.

상의 보고서는 이 같은 반기업 정서가 외환위기 이후 결정적으로 악화된 것으로 분석하면서 “외환위기가 경제전반의 시스템 부실에서 기인한 것인데도 이를 전적으로 기업책임으로 몰아간 사회적 분위기가 반기업 정서 악화의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업의 잘못을 들춰내서 본보기식으로 기업인을 처벌했던 관행도 국민들 사이에 반기업 정서가 뿌리내린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이어 중·고교 경제 관련 교과서가 기업의 1차적 목적을 이윤추구로 서술하면서도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나 빈부격차 해소에 대한 책임을 더 강조하고 있는 것도 반기업 정서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면서 이런 시각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상의에 따르면 한국 다음으로 반기업 정서가 심각한 영국에서는 경제단체와 정부를 중심으로 국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홍보 캠페인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의는 이처럼 반기업 정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반기업 정서 퇴치 프로그램’을 마련해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중·고교 교과서에 나타난 기업에 대한 시각을 현실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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