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中企돈줄 조인다…경기 침체에 따른 위험 부담

  • 입력 2003년 8월 1일 18시 28분


코멘트
시중은행이 경기 침체에 따른 위험을 줄이기 위해 기업대출을 줄이고 있다.

신용이 좋은 대기업은 은행 돈을 쓰지 않아 문제가 없지만 신용등급이 낮은 대기업이나 중소기업들에는 은행 문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1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연초에 기업대출을 25% 정도 늘린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최근 이를 10% 미만 확대로 크게 줄였다.

시중은행들이 대부분 상반기에 기업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린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하반기에 기업대출을 늘리지 않겠다는 의미다.

우리은행은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다음주 인사에서 전국 25개 영업본부에 여신심사역 2명씩, 모두 50명을 신규 배치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지점장들이 취급한 기업대출 중 일정 금액 이상의 대출에 대해 전문 심사역의 재검토를 거치도록 함으로써 부실을 방지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대출 심사가 엄격해지면 지점장들이 기업대출을 꺼릴 수밖에 없고 신용도가 떨어지는 기업에 대한 대출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은행도 당초 올해 기업대출을 10% 이상 늘리려던 계획을 물가상승률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으로만 늘리기로 3월에 방침을 바꿨으며 하반기에도 같은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한국은행 집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 26조6000억원, 대기업 대출 8000억원 등 모두 27조4000억원을 늘렸으나 하반기에는 증가 폭이 크게 둔화될 전망이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