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민영화 '산 넘어 산'

입력 2003-06-17 18:32수정 2009-10-08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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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흥은행 매각 성사 여부가 줄줄이 예정된 금융기관 민영화와 공적자금 회수의 큰 변수로 떠올랐다.

만약 노조의 반발에 밀려 조흥은행 매각이 무산되면 공적자금 회수계획에 잇따라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또 그에 따른 추가 이자가 고스란히 국민부담으로 돌아올 것을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부실금융기관 출자액 회수율 10% 미만=정부가 외환위기를 겪은 뒤 지금까지 부실금융기관에 출자한 공적자금은 모두 60조2076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지금까지 회수된 금액은 출자총액의 9.9%인 5조9439억원에 불과하다.

대한생명을 사들인 한화그룹이 2004년 12월 4118억원을 추가로 낼 예정이고 서울은행을 매입한 하나은행이 최저회수가액 1조1500억원을 보장하는 등 2004년 말 이전에 추가로 들어올 것이 확실한 금액을 감안해도 회수액은 7조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이에 비해 정부가 지난해 6월 공적자금 상환대책을 발표하면서 2004년 말까지 회수할 것으로 예상한 금액은 17조1000억∼22조4000억원이다. 따라서 1년반 안에 10조원 이상을 회수해야 한다는 계산이다.

한국경제연구원 박승록(朴勝祿) 선임연구위원은 “회수액이 당초 예상에 못 미치면 이를 토대로 작성된 공적자금 상환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경희대 안재욱(安在旭·경제학) 교수는 “민영화가 늦어져 비효율적인 경영이 계속되면 공적자금 회수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조흥은행 팔아도 첩첩산중=공적자금이 들어간 주요 금융기관 가운데 현재까지 정부가 경영권을 민간에 넘긴 곳은 제일은행 서울은행 대한생명 등이다.

제일은행과 대한생명은 지분의 절반 이상을 민간에 매각했지만 정부가 여전히 49.02%와 49.00%씩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 김경호(金璟浩) 사무국장은 “제일은행과 대한생명의 잔여지분도 매각해야 할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보다 더 시급한 것은 우리금융지주(정부지분 87.71%)와 제주은행(〃 31.96%) 등의 지분 매각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일이다.

정부는 조흥은행 매각이 끝나는 대로 해외주식예탁증서(DR) 발행 등을 통해 우리금융지주에 대한 정부의 지분을 올해 안에 50% 미만으로 낮춘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제주은행 지분도 희망자가 나서는 대로 팔 방침이다.

또 아직 엄두를 못 내고 있지만 서울보증보험 한국투신 대한투신 등도 언젠가는 민영화해야할 대상이다.

재정경제부 변양호(邊陽浩) 금융정책국장은 “정부가 금융기관 매각협상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조흥은행 매각이 마무리돼야 우리금융지주 등의 민영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변 국장은 또 “조흥은행 매각이 무산될 경우 ‘팔 능력도 없는’ 정부와 누가 협상을 하려 하겠느냐”고 강조했다.


천광암기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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