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시장 긴급점검]규제 덜한 땅으로 돈 몰린다

입력 2003-06-17 17:23수정 2009-10-08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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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아파트에 집중되면서 토지시장으로 시중 자금이 몰리고 있다. 지난달 8일 신도시로 지정된 파주 운정지구 전경. 동아일보 자료사진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아파트 값을 잡는 데 집중되면서 시중 자금이 규제가 덜한 토지시장에 몰리고 있다.

특히 경기 김포·파주 신도시와 강원 평창, 서해안 등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의 땅값은 수개월 사이에 갑절 이상 오르는 등 과열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택지개발지구에 조성되는 단독주택용지의 청약열기도 한껏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5·23 주택가격 안정대책’이 나온 뒤 더욱 뚜렷해졌다. 하지만 대부분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개발 호재가 있는 곳도 군사보호구역 등 제약이 많아 장기간 자금이 묶이는 등 환금성이 떨어지므로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말한다.

▽신도시 예정지 주변=경기 김포 일대 토지시장은 지난달 8일 신도시로 지정되면서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 작년 11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으나 ‘신도시 개발’이라는 기대감에 투자자가 대거 몰렸기 때문.

17일 김포시청에 따르면 토지거래허가 건수가 △3월 261건 △4월 294건 △5월 627건 등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신도시 발표 뒤 1일 허가 건수도 평균 27.9건으로 발표 전(9.5건)보다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하지만 장기동 D공인중개사무소 P대표는 “거래량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국세청이 투기조사를 벌이고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해약하려는 사람도 늘었다”며 “땅값이 단기간에 급등한 탓에 최근에는 거래 자체를 꺼려 시세 파악도 어렵다”고 전했다.

파주 일대 토지시장도 마찬가지. 작년 11월부터 올 2월까지 매달 100여건에 머물던 토지거래허가 건수가 △3월 216건 △4월 236건 △5월 309건으로 급증했다.

파주시청 관계자는 “6개월 거주제한 요건으로 외지인은 좀처럼 땅을 사기 힘들고 주로 지역민 사이에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월별 전국 토지거래현황
시기필지수면적(만m²)
2002년11월252,24927,093
12월224,45724,717
2003년1월192,52320,195
2월208,21022,337
3월243,17023,333
4월269,51424,469
자료:한국토지공사

▽강원·서해안=동계올림픽 후보지인 평창은 다음달 초 개최지 발표를 앞두고 있는 데다 펜션을 지으려는 수요가 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올림픽선수촌 예정부지인 평창군 도암면 용산리와 횡계리 일대 논밭은 올해 초 평당 10만원에서 최근 30만원까지 급등했다.

인근 M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현재 투자자의 80∼90%가 단기차익을 노린 투기세력에 가깝다”며 “주5일 근무제, 스키인구 증가 등으로 발전 가능성은 높지만 동계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땅을 사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5·23 대책이 나온 뒤 택지개발지구의 단독주택용지에도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한국토지공사가 최근 경기 평택시 장당지구에 분양한 단독주택용지 76필지는 평균 29.5 대 1, 최고 597 대 1의 경쟁률을 보일 정도로 높은 관심을 끌었다.

토지전문 돌공인중개사무소 진명기 사장은 “충남 서산과 당진, 태안 등 서해안 일대 땅도 펜션 부지로 인기가 높은 데다 최근 ‘항구 건립’ 소문이 돌면서 가격이 많이 올랐다”며 “대부분 실수요 목적보다 단기차익을 노린 소액투자가 많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 유의점=토지시장에 투자자가 몰린 것은 무엇보다 아파트와 주상복합 등 주택상품에 대한 규제가 강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땅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묻지마 투자’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땅을 고르거나 개발계획이 불분명한 토지를 매입해 낭패를 보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고 건축행위가 제한되는 지역이 점차 늘고 있다는 것도 주의할 점. 이 때문에 땅을 구입하기 전에는 반드시 시·군청 민원실이나 지적과에 개발계획 등을 확인하는 꼼꼼함이 필요하다.

이남수 조흥은행 프라이빗뱅킹(PB) 차장은 “토지는 아파트 등 주택과 달리 경기 침체기에 가격 하락폭이 더 큰 특성이 있다”며 “최근 고액 자산가들의 관심도 땅보다는 도심의 근린상가 등으로 옮겨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차지완기자 cha@donga.com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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