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지분 높으면 실적 좋다?

  • 입력 2003년 5월 21일 18시 04분


외국인이 많이 투자한 기업이 다른 기업들보다 실적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실적에 따른 주가 차별화 현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 투자기업은 실적이 좋았다=21일 증권거래소가 516개 12월 결산 상장 법인의 1·4분기 실적을 조사한 결과 외국인 지분이 30%를 넘는 40개 기업의 안정성 성장성 수익성이 평균보다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40개 기업의 부채비율은 90.94%로 평균 113.39%보다 낮았다. 매출액증가율은 전체 평균이 ―8.31%였지만 40개 기업은 6.22%였다.

수익성지표인 매출액영업이익률 매출액경상이익률 매출액순이익률도 각각 평균보다 4∼6%포인트 높았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 한라공조는 포드자동차회사의 지주회사가 지분의 70%를 가지고 일반 외국인투자자가 17%를 소유해 외국인지분이 가장 높다.

이 회사 정구환 대리는 “중요한 의사결정을 앞두고 지주회사와 경영진이 충분한 협의를 거치는 등 결정과정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은 한국을 대표하는 우량 대기업에 주로 투자하므로 지분이 높은 기업의 실적이 좋을 수밖에 없는 측면도 있다.

광고회사인 LG애드는 올 1·4분기(1∼3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늘고 순이익도 220% 많아졌다.

실적이 크게 좋아진 것은 지난해 12월 세계적인 광고회사인 WPP가 대주주로 등장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 회사 소재현 차장은 “WPP와 함께라면 더 좋은 광고작품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새 광고주들과의 계약이 늘었다”고 말했다.

외국인 지분이 높은 순서로 포스코(5위) 삼성전자(8위) 제일기획(11위) 신세계(14위) 현대자동차(17위) LG생활건강(18위) 하이트맥주(22위) 등은 모두 업종 대표기업이다.


▽실적 따라 주가 차별화=5년 연속 순이익이 증가한 LG건설의 주가는 지난해 10월 1만300원에서 21일 1만9800원까지 꾸준한 상승세. 대림산업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실적이 좋지 않은 다른 건설주들은 3월 이라크전쟁 이후에도 주가가 크게 오르지 못하고 있다.

조선업종의 대우조선해양도 실적 호전을 바탕으로 작년 10월 6050원에서 20일 1만500원까지 올랐다. 의류업종인 한섬도 실적 때문에 주가가 오르고 있다.

동원투신운용 이채원 투자자문본부장은 “경기 및 증시 침체가 계속되면 실적 차이에 따라 파는 주식과 사는 주식의 차이가 더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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