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부채 31년만에 첫 감소…농민들 투자외면

  • 입력 2003년 5월 19일 17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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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농가부채가 31년 만에 처음으로 줄었다.

반면 가구당 농가소득은 도시근로자의 73% 수준에 그쳐 도농(都農)간 소득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1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2년 농가경제 조사결과’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농가부채액은 가구당 평균 1989만8000원으로 1년 전보다 2.3% 줄었다. 농가부채가 감소한 것은 1971년 이후 처음이다.

농가 부채액 추이 (연말 기준)
연도 가구당 평균 부채액(만원)증가율(%)
1998년1,701 30.7
1999년1,8368.9
2000년 2,0219.0
2001년2,0380.1
2002년1,990 ―2.3
자료:통계청

농가가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빚을 갚을 수 있는 지표인 유통자산(현금, 예금 등 금융자산) 대비 부채비율도 53.6%로 전년보다 9.4%포인트나 낮아져 재무상태가 좋아졌다.

김태중(金泰中) 통계청 농수산통계과장은 “지난해 농가부채가 줄어든 것은 돈을 갚은 것도 있지만 더 이상 농사에 투자하지 않아 새로 돈을 빌리지 않았던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연간 농가소득은 2447만5000원으로 전년보다 2.4% 증가했다.

이 가운데 정작 농사를 지어 벌어들인 농업소득은 1127만4000원으로 0.1% 증가에 그쳤다. 특히 쌀농사인 미곡수입은 태풍 루사와 집중호우 등으로 747만1000원에 머물러 2001년보다 9.7% 줄었다.

대신 논농업직불 보조금 등 이전소득은 5.2%, 일용노동 등으로 벌어들인 ‘농외(農外)소득’은 4.0%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50대 농가의 소득이 평균 2947만5000원으로 가장 많았다. 반면 전체 농가의 19% 수준인 70대 이상 고령농가 소득은 1449만2000원으로 50대의 절반에 불과했다.

한편 지난해 도시근로자의 가구당 소득은 전년보다 6.4% 증가한 3350만8800원이었다. 도시근로자 대비 농가소득은 △1999년 83.6% △2000년 81.6% △2001년 75.9% △2002년 73.0%로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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