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일의원 나라종금서 수뢰 의혹

  • 입력 2003년 5월 15일 06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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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종금 로비의혹’ 사건을 재수사 중인 공적자금비리 특별수사본부는 14일 안상태(安相泰) 전 나라종금 사장이 민주당 김홍일(金弘一) 의원측을 상대로 나라종금 회생과 관련해 거액의 로비를 벌인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김 의원측이 나라종금 퇴출을 전후해 안 전 사장 등 나라종금 관계자들에게서 최소 2억원을 받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안 전 사장이 나라종금 자금 사정이 악화될 당시 김 의원을 직접 만난 사실도 밝혀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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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안 전 사장이 이 돈을 2000년과 2001년 사이 김 의원의 여행경비와 공익재단 찬조금 명목 등으로 김 의원측에 현금으로 전달했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안 전 사장이 김 의원의 해외여행 때 동행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안 전 사장이 김 의원의 측근인 정학모(鄭學模) LG스포츠단 고문에게 거액을 전달한 사실을 확인하고 정씨를 소환해 김 의원에게 나라종금측에서 받은 돈을 전달했는지 이틀째 조사했다.

검찰은 정씨가 나라종금 회생 청탁 등과 함께 돈을 받은 사실이 확인되면 이르면 15일 중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정씨는 이용호 게이트 특검수사가 진행되던 지난해 1월 극비리에 미국으로 출국해 특검수사 때문에 해외로 도피했다는 의혹을 받았으나 최근에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이날 오전 안희정(安熙正)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을 다시 소환해 2000년 9월부터 2001년 3월 사이에 생수회사를 매각한 경위와 정치자금 수수 여부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이날 안 부소장을 일단 돌려보냈으며 이르면 다음주 초 다시 불러 영장 재청구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한광옥(韓光玉) 민주당 최고위원이 나라종금측에서 1억1000만원 이외에 추가로 거액을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한 최고위원을 구속 수감했다.

검찰은 나라종금 로비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민주당 박주선(朴柱宣) 의원에 대해 조만간 소환을 통보하기로 했다.

▲정학모씨는 누구▲

정씨는 김홍일 의원과는 동향(同鄕)에 대학(경희대) 동문으로 30년 가까이 친분을 유지해 왔다. 지난해 1월 김 의원이 지병 치료 등을 목적으로 미국으로 출국한 지 열흘 뒤 극비리에 미국으로 출국하기도 했다. 정씨는 이용호 게이트 수사 당시 로비 창구로 알려졌던 여운환(呂運桓)씨를 김 의원에게 소개한 사실도 밝혀졌다. 진로건설 부사장 등을 거쳐 99년 5월 LG스포츠단 사장, 2001년 대한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취임한 뒤 현재는 LG스포츠단 고문을 맡고 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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