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韓美관계 복원 앞장"…주한미군 후원등 협력프로 추진

  • 입력 2003년 5월 1일 18시 22분


재계가 최근 악화된 한미 관계가 한국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이를 막기 위해 절박한 심정으로 뛰고 있다. 특히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11일 미국 방문을 계기로 미국과의 관계 개선 및 우호 분위기 조성에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삼성 LG 현대차그룹 등 대기업 ‘빅3’ 총수들과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 5단체장은 노 대통령과 동행해 한국 신인도 향상에 앞장설 계획이다. 특히 삼성 이건희(李健熙) 회장이 직접 대통령의 해외 방문을 수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풍산 한화 코오롱 등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일가와 인연이 있는 그룹 총수들도 발 벗고 나서 한미 중재역을 맡기로 했다.

1일에는 손길승(孫吉丞) 전경련 회장, 조양호(趙亮鎬) 대한항공 회장, 현재현(玄在賢) 동양시멘트 회장, 김진현(金珍鉉) 효성 고문, 강찬수(康燦守) 서울증권 회장 등 재계 인사 10명이 경기 의정부시 미 제2사단 사령부를 방문해 미군 장병들의 노고를 위로했다.

이 자리에서 손 회장은 “주한미군이 한반도 평화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면서 “주한 미군 재배치 문제는 한반도뿐 아니라 동북아 안보차원에서 중요한 과제이므로 전략적 관점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또 경제계가 추진하고 있는 한미 우호증진 프로그램을 설명한 뒤 한미 동맹관계를 위한 이러한 노력을 주한 미군 및 미국 내 인사들에게 널리 알려줄 것을 당부했다.

재계가 이처럼 한미 관계 복원에 발 벗고 나선 것은 과거와 달리 경제와 정치가 따로 갈 수 없다는 판단 때문. 전경련 한미협력팀 장국현(張國鉉) 상무는 “최근 북한 핵, 주한미군 재배치, 반미감정 등 지정학적 요인이 기업 활동에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며 “이런 문제들은 통상마찰보다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의 오해를 불식시키고 한국 정부와 기업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재계가 대거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재계는 한미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협력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달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을 한국으로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으며 6월에는 정부와 함께 미국에서 대규모 투자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7월에는 한미 재계 회의를 갖는 한편 6·25전쟁 정전 50주년을 맞아 미국 재향군인의 방한(訪韓) 프로그램을 후원할 계획이다. 또 주한미군을 후원하기 위한 각종 프로그램도 계획하고 있다.

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