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검색리스트 등록광고료 "짭짤한 수입"

  • 입력 2003년 4월 27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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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할 때 스폰서 링크를 보여 주는 화면.
검색할 때 스폰서 링크를 보여 주는 화면.
1990년대 중반, 야후코리아 네이버 등 검색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검색 서비스 등록 신청을 무료로 받았다. 당시 검색서비스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고 알찬 검색결과를 보여주느냐에 따라 결정됐고, 우수한 사이트들을 영입하는 것은 사업의 핵심이었다.

2000년 들어 입장이 바뀌었다.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가 검색 결과로 뜨느냐 못 뜨느냐에 따라 전자상거래 업체는 매출이 좌우됐다.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회사의 이미지도 좌우됐다.

배너광고 수익에 의존하던 검색서비스 업체들은 이때부터 등록 대행료를 받기 시작, 수익모델을 다양화하는 데 성공했다.

‘푼돈 벌이’로 치부됐던 등록 수수료는 검색 결과 리스트에 해당 사이트를 보여주는 대가로 광고료를 받는 키워드 광고로 진화했다. 검색서비스 1위 업체 NHN(공동대표 이해진 김범수)은 ‘돈 잘 버는 한게임이 네이버를 먹여 살린다’는 소리를 들어왔다. 그러나 NHN은 작년 337억원 매출액 중 160억원을 광고에서 벌어 들였다. 업계에서는 올 들어 ‘검색서비스 광고야말로 인터넷 기업의 가장 유망한 수익원’이라는 인식이 퍼졌다. 다음 드림위즈 MSN 등 유명 포털 업체들은 앞 다투어 검색서비스 강화에 나섰고, 이 와중에 미국의 세계적인 검색 광고 대행업체 오버추어가 한국에 들어왔다.

오버추어를 공격하는 NHN 자료(검색결과 1위 노출 클릭당 비용)
키워드네이버오버추어
‘꽃배달’561원1020원
‘대출’563원1150원

▽오버추어의 공격=작년 9월 100% 미국 자본으로 설립한 오버추어의 사업모델은 키워드 광고 접수를 대행한 뒤, 회원사들의 검색서비스 결과 형태로 광고주의 사이트를 노출시켜 주고 클릭 수에 따라 광고비를 받는 것. 오버추어는 법인 설립과 동시에 국내 포털 사이트를 대상으로 제휴 작업을 벌였으며 다음커뮤니케이션 드림위즈 하나포스닷컴 MSN을 제휴사로 확보했다.

예를 들면 다음의 검색서비스에서 ‘꽃배달’을 입력하면 검색결과로 다수의 꽃배달 업체의 홈페이지가 나타나는데 이들은 모두 오버추어에 키워드 검색 광고를 신청한 광고주다. 리스트에 나타나는 순서는 입찰방식에 따라 광고비를 많이 낸 순서로 결정되며, 광고매출은 오버추어와 다음이 나눠 갖는다.

오버추어 인터내셔널 요하네스 라허 사장은 “오버추어는 세계적으로 지난해 3·4분기 순익 7270만달러(약 890억원)를 냈으며 이 중 60%가량을 회원사에 지급했다”고 말했다.

NHN을 공격하는 오버추어의 자료
CPCCPM
광고비 지불기준클릭 횟수로 사후 지불1000회 단위로 사전 지불
투자효율성불필요한 광고비 지출 절감투자효과 산출 어려움
광고효과 측정실시간 측정실시간 측정 어려움

▽NHN의 역공=현재 야후코리아 엠파스 등 대부분의 포털 사이트들은 오버추어의 제휴 제의를 받고 이를 검토 중. 1위 업체 NHN은 그러나 오버추어의 제의를 거절하고 ‘항전(抗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현재 약 1500개의 키워드에 대해 광고를 집행하는 NHN은 오버추어와 광고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오버추어는 CPC방식(Cost per Click)으로 클릭 당 광고비를 받는 데 반해 NHN은 1000회 노출을 기준으로 하는 CPT(Cost per Thousand) 방식으로 광고비를 받는다.

“CPT는 광고비 투자 효율을 계산할 수 없는 제도”라고 공격하는 오버추어에 NHN은 “클릭수가 늘었다고 해서 광고비를 더 내라고 하면 광고 예산을 정해 놓고 경영하는 대부분 한국 업체들은 황당해 할 것”이라고 맞받아치고 있다.

▽누가 이길까?=작년 사용자들이 검색 서비스를 이용하는 동안 키워드 광고 등으로 무대 뒤에서 오간 돈은 약 700억원. 올해 검색광고 시장은 1200억원 정도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토종(NHN)과 글로벌기업(오버추어)의 대결 못지않게 외국에서 성공한 CPC방식이 한국에서도 뿌리를 내릴 수 있을지, 오버추어의 지원을 받는 다음 등 포털 업체들의 광고매출이 얼마나 늘어날지 주목된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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