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주 실적 '쑥쑥'…증시 훈풍 불까

  • 입력 2003년 4월 21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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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증시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 야후 등 미국의 주요 IT기업들의 실적이 대부분 예상치를 웃돌면서 IT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한국에서도 다음커뮤니케이션이 21일 좋은 성적을 발표해 인터넷 기업들의 성장세를 다시 확인시켰다.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소프트웨어 관련주들도 강세다.

그러나 전반적인 경기 침체 상황을 고려할 때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IT주 훈풍, 뜨거운 열기로 확산될까=미국 증시는 IT기업들의 1·4분기 실적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주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IBM의 경우 주당순이익(EPS)이 예상치보다 1센트 모자랐지만 ‘어려운 영업환경에도 불구하고 기대치 수준을 맞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주에 발표될 e베이와 AOL 타임워너, 루슨트 테크놀로지, 아마존 등의 실적도 일단 예상치 수준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다우존스 지수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는 계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 가격이 하락세를 멈춘 점, 이라크전쟁이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불확실성이 걷힌 점 등도 IT주의 상승 탄력을 뒷받침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의 실적이 1·4분기 바닥을 찍고 개선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CD 분야의 투자 확대와 반도체 장비업종의 출하액 증가 등도 청신호를 켰다. IT주의 상승률이 최근 금융주보다 미약해 추가 상승의 여지가 충분하다는 분석도 있다.

동양종금증권 김승현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IT주 순매수 전환 움직임을 보이는 등 수급 상태가 좋아질 조짐”이라며 “IT 관련주의 증시 주도력은 조정을 거치더라도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반짝 사그라질 불씨가 될 가능성도=그러나 삼성증권은 이날 ‘섣부른 IT 낙관론 경계’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반대 의견을 내놨다.

2·4분기가 전통적으로 IT 비수기인 데다 세계 경제 성장률이 전체적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성장 동인(動因)을 찾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미국 IT기업들의 실적 개선 역시 개별 사업부의 특수성에 힘입었을 뿐 PC 관련 하드웨어 부문의 침체는 계속되고 있어 회복세가 유지되기 어렵다는 것.

삼성증권 손범규 연구원은 “최근 반도체 D램과 LCD 패널 가격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IT 최대 시장인 PC부문이 살아나지 않는 한 IT 경기 회복은 무리”라고 말했다.손 연구원은 “기술주의 반등은 예상되지만 본격적인 IT 투자환경 개선 신호가 보이기 전까지는 단기매매에 국한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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