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행복한 세상]"선없이 오래 인터넷 쓴다" 센트리노 노트북

  • 입력 2003년 4월 21일 16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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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노트북 등 휴대용 기기를 사용하셔도 좋습니다.” 최근 출장차 미국 시애틀을 다녀온 회사원 김승범씨(32)는 인천 국제공항을 이륙한 비행기가 정상 고도에 오르자 마자 새로 장만한 노트북PC를 켰다. 게임을 하기도 하고, 문서 작업도 하며 그는 지루함을 잊은 채 7시간 가량을 비행했다. 피곤해진 눈을 비비며 노트북을 닫는 순간까지도 화면의 ‘남은 배터리 양’은 5분의 1정도를 가리켰다. “모바일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는 것을 느꼈다”는 김씨.》

▽센트리노 시대=노트북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KT 등 통신 업체들이 잇따라 무선랜 상품을 내놓고 있으며, 이에 더해 세계 최대의 반도체 제조업체 인텔이 무선랜 기능을 갖춘 노트북PC용 복합칩 ‘인텔 센트리노 모바일 기술’ 홍보를 위한 파상적인 광고공세를 펼치고 잇다. 이에 따라 노트북은 과거 ‘선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나 인터넷을 할 수 있는 PC’의 개념에서 ‘선(전력선, 인터넷선) 없이도 장시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도구’로 개념이 바뀌고 있다.

인텔 센트리노기술이란 기존의 중앙처리장치(CPU)가 두 번에 걸쳐 하는 연산을 한번의 동작으로 처리, 전력 소비량을 크게 줄였으며 무선랜 기능이 기본으로 장착된 노트북PC용 복합 칩.

삼보컴퓨터 드림북 GE 시리즈.

여전히 ‘선’에 구속된 데다 2, 3년 전에 구입한 것이라도 사용하는 데 불편을 느끼는 데스크톱PC의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데 반해, 센트리노처럼 외부에서 오래 쓸 수 있는 노트북PC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은 기술 발전과 더불어 생활 양식의 변화와도 맞아떨어지고 있기 때문.

인텔은 특히 3월 센트리노기술을 내놓으면서 PC제조업체에 제공하는 ‘인텔 인사이드 프로그램’의 후원금액을 대폭 올려 제조업체들의 광고전에 불을 붙였다.

인텔 인사이드 프로그램이란 반도체 판매 수익의 일부를 기금으로 조성해 놓고, 4대 매체(신문 TV 잡지 라디오)광고에 인텔의 로고나 음악을 삽입한 PC제조업체에 광고비를 지원해 주는 제도. 1989년 인텔의 마케팅이사 데니스 카터가 처음 고안했으며, 이를 계기로 인텔은 ‘업자들 사이에서만 유명한 회사’에서 일반인 사이에서도 명망 있는 반도체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LG IBM 씽크패드 T40 시리즈

인텔은 그동안 ‘인텔 인사이드’ 로고를 사용하는 PC제조업체에 광고비의 50∼60%를 제공해 왔으나 3월 12일 센트리노기술 발표 후부터는 센트리노 로고(사진)를 사용하는 PC업체에 광고비의 최고 85%까지를 지원하고 있다.

인텔은 ‘Unwire’(유선탈출)라는 카피로 직접 집행하는 광고까지 포함, 세계적으로 올해에만 3억달러(약 3600억원)를 광고비로 지출할 계획. 한 업계 관계자는 “기술력 부족으로 센트리노를 사용하지 못해 광고비 지원을 못 받는 군소 PC업체들은 경기불안까지 겹쳐 속병을 앓고 있다”고 전했다.

▽어떤 ‘센트리노’가 있나=LGIBM은 배터리 수명이 10시간을 웃도는 씽크패드 T40 시리즈 5개 모델을 내놓았다. A4용지 크기의 ‘서브 노트북’ 씽크패드 X31 시리즈 3개 모델은 최대 11시간까지 배터리를 사용할 수 있으며 무게는 1.69㎏. 값은 모델에 따라 320만∼520만원.

삼보컴퓨터는 15인치 대형 화면을 갖춘 센트리노 노트북 드림북GE 시리즈를 내놓고 있다. 펜티엄M 1.3GHz CPU와 40GB 서랍식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CD-RW/DVD 콤보 드라이브 등을 갖추고 있으며 값은 259만9000원. 이 밖에 도시바 소니 등은 이 달 중순, HP는 6월 경 노트북을 내놓을 예정이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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