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31일 준공검사를 받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테마폴리스’ 상가 계약자 2000여명은 아직까지 소유권 이전 등기가 안 돼 3달째 입점(入店)하지 못하고 있다.
등기가 안 된 이유는 대법원이 작년 10월 각 등기소에 내려보낸 ‘부실등기 방지를 위한 업무지시’에서 등기관이 직접 현장 실사를 나가 ‘구분등기’가 가능한지 여부를 파악하도록 한 때문. 구분등기는 아파트나 상가와 같은 집합건물에서 특정 동호수를 계약한 사람들에게 소유권을 인정해주는 조치다.
문제는 상가의 경우 각 점포가 ‘구조적인 독립성’을 갖추지 않은 채 건설되는 사례가 많아 등기를 해 놓고도 소유권 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 대형 쇼핑몰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점포들이 별도의 구획정리 없이 영업을 하고 있는 사례가 이에 해당된다. 대법원이 업무지시를 내린 것도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각 점포를 어떻게 구분하라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은 채 등기관들의 재량에 따라 등기 여부를 판단하도록 해 상가 계약자들이 당혹해 하고 있다.
▽소유권 등기 깐깐해진다〓대법원 업무지시에는 ‘당해 건물이 구분건물이 아니라는 의심이 드는 경우에는 부동산등기법에 의해 부여된 등기관의 실질적 심사권을 적극 행사’하도록 돼 있다. 등기관이 직접 상가를 방문해 실체를 확인한 뒤 등기를 내주라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상가 건축주나 계약자가 건축물대장이나 설계도를 등기소에 제시하기만 하면 호수별로 등기를 할 수 있었다.
대법원 등기과 고대영 과장은 “집합건물 소유 및 권리에 관한 법률에서 구분등기를 하려면 호수마다 구조적인 독립성이 있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이번 조치는 신설 규정이 아니라 기존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는 점포별로 명확한 구분조치를 해놓지 않으면 구분등기를 할 수 없으며 대신 지분등기만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지분등기는 전체 상가 면적에서 일정 지분에 대해서만 권리 행사를 할 수 있는 제도다. 특정 호수에 대한 소유권 주장이 어렵다.
▽규정 모호 소비자 혼란〓상가 계약자들이 반발하는 건 구분조치에 대한 명확한 지침이 없기 때문. 테마폴리스 입주민 대표인 조기성씨는 “바닥에서부터 천장까지 벽을 쌓으라는 건지, 바닥에 경계만 그어 놓으라는 건지 알 수 없다”며 “구조적인 독립성이라는 용어 자체가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이미 준공검사까지 떨어진 건물 내부에 다시 벽체를 쌓게 되면 그에 따른 추가 부담이 발생할 뿐 아니라 계약자끼리 분쟁을 빚을 수도 있다.
일선 등기소의 등기관들도 딱 부러진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분당등기소 관계자는 “점포 면적을 어떻게 구분하라는 대법원 판례조차 없는 상황에서 등기관들의 재량에 따라 등기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만큼 부담이 크다”고 털어놨다.
▽완공 뒤 등기 확인해야〓대법원은 이번 조치가 일회성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보다 적극적인 주의를 기울여야 예상치 않은 피해를 막을 수 있게 됐다. 우선 계약 과정에서 구분등기가 가능한지를 건설회사로부터 확인받아야 한다. 등기가 늦어지면 그 기간만큼 상가 영업을 할 수 없다.
완공된 뒤 구분등기가 돼 있는지도 직접 살펴야 한다. 구분등기 대신 지분등기만 돼 있는 사례도 많다. 이렇게 되면 당초 의도했던 소유권 행사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
법무법인 유러의 최환주 변호사는 “분양 때는 특정 호수를 계약해 준다고 해놓고 건설사가 일괄 등기를 할 때는 지분등기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계약자가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 등 수도권에 분양중인 대규모 테마상가 자료:상가114 | ||||
상가 | 위치 | 점포수(개) | 입점예정 | 문의 |
에쉐르 아이 | 영등포구 영등포동 | 1,100 | 2005년 4월 | 02-2679-1868 |
굿모닝시티 | 중구 을지로 | 4,000 | 2004년 8월 | 02-2274-9587 |
동대문패션TV | 중구 을지로 | 1,950 | 2004년 9월 | 02-2272-0220 |
라모도 | 중구 을지로 | 2,000 | 2004년 10월 | 02-2274-1203 |
팜스퀘어 | 은평구 대조동 | 2,500 | 2005년 5월 | 02-385-4966 |
파파밸리 | 중구 신당동 | 2,000 | 2005년 말 | 02-2676-4243 |
디오트 | 중구 신당동 | 1,300 | 2006년 5월 | 02-2232-0040 |
하이브랜드 | 서초구 양재동 | 1,200 | 2004년 8월 | 02-573-2255 |
피카디리플러스 | 종로구 돈의동 | 1,584 | 2003년 4월 | 02-763-0521 |
니즈 | 경기 성남시 성남동 | 1,325 | 2005년 4월 | 031-751-0089 |
고기정기자 koh@donga.com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