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SK글로벌 실사작업 착수

  • 입력 2003년 3월 23일 15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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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5000억원대의 분식회계 파문을 빚은 SK글로벌에 대한 실사(實査)가 이번주부터 본격화된다.

또 해외 채권단과의 만기연장 협상이 시작돼 해외채무 처리방향이 금주 중 결정될 전망이다.

23일 채권단에 따르면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은 실사기관으로 선정된 삼일회계법인을 주축으로 대규모 실사단을 구성, 금주 초부터 SK글로벌의 자산 부채 등에 대한 실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재무상황 외에 수익성과 현금흐름을 비롯한 영업실적 등도 정밀 실사하게 된다.

실사 결과에 따라 정상화 또는 법정관리나 청산절차가 판가름난다. 실사 과정에서 우발채무가 드러날지 여부가 SK글로벌의 운명을 결정하는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실사기간은 6주간으로 5월초 최종 실사보고서가 제출될 것으로 보이며, 경우에 따라 중간 실사 결과 발표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돌발변수가 없으면 4주 후인 다음달 하순경에 자산부채 현황에 대한 중간결과가 나오고 5월 초에는 수익가치 평가와 향후 구조조정 방안까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실사인력을 통상 30∼―40명보다 대폭 늘린 100명 가량으로 구성해 실사작업을 최대한 빨리 진행할 방침이다.

채권단은 실사 기간 중에는 국내외 협약 및 비협약 채권자를 막론하고 만기 채권을 포함, 돈을 일절 내주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해놓고 있다.

그러나 이에 반발하고 있는 일부 해외채권단을 설득해야 하는 게 숙제다. 채권단은 일부 해외 채권금융기관들이 법적소송 등을 통해 채권회수에 나섬에 따라 재정자문사인 UBS워버그 등을 통해 해외채권단과 채무만기 연장을 위한 협상을 벌일 방침이다.

UBS워버그 등은 해외 채권단에 국내 채권단의 채무유예 현황과 SK글로벌의 현 재무상황과 자구노력을 설명하고 가능한 범위 안에서 만기연장을 요청할 방침이다.

UBS워버그 등은 해외 채권금융기관의 만기전 조기상환 요구에는 절대 응하지 않고 만기가 돌아온 경우에도 지급을 보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회사 자금사정을 봐가며 채권단의 동의를 거쳐 일부 상환하는 정도는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명재기자 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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