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엔터테인먼트' 인기 업그레이드

  • 입력 2003년 3월 19일 19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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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을 하는 김학재씨(34) 집 거실 풍경은 일반 가정의 모습과는 다르다. 보통은 공부방이나 서재에 있어야 할 PC가 대형 TV 옆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거실로 나온 PC의 주된 용도는 인터넷 검색이나 서류 작성이 아닌 영화 감상과 게임. 말이 PC지 장식장에 올려놓은 모습은 VCR 같은 가전제품이나 다름없다. TV가 모니터 역할을 하기 때문에 PC 모니터를 별도로 쓰지도 않는다.

PC 조작은 소파에 앉아 리모컨으로 대부분을 해결한다. PC는 홈시어터용 앰프 및 6대의 스피커와도 연결돼 있어 DVD 타이틀과 인터넷 게임을 할 때는 웅장한 입체음향을 즐길 수 있다.

초고속인터넷이 집집마다 깔리고 홈네트워크 기능의 정보기기가 잇따라 나오면서 홈엔터테인먼트 시스템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홈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란 PC, 게임기, TV, 오디오, DVD플레이어 등으로 분산돼 있던 가정 내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해 쓰는 체계. 디지털 정보기기 시장의 새로운 경향이다. 서로 다른 용도의 기기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되면 쓸모도 늘고 즐거움도 커진다는 개념. 올 들어 DVD나 영상녹화 등 오락 기능을 강화한 홈엔터테인먼트 PC와 간단한 홈서버 기능의 디지털비디오리코더(PVR) 같은 첨단 제품이 등장해 시장 분위기도 달아오르고 있다.

▽홈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의 중심기기로 각광받는 PC=홈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꾸미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가정의 PC를 서버로 활용하는 것. 초고속인터넷에 연결된 PC를 중심으로 오디오, 스피커, 대형TV 등을 연결하면 되므로 비용도 많이 들지 않는 편이다. PC에 갖춰야 할 준비물은 TV 출력 기능의 그래픽카드와 5.1채널 사운드카드가 대표적. DVD타이틀 감상을 위한 DVD드라이브, 디지털방송 수신을 위한 TV수신카드 등도 필요하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운영체제 ‘윈도XP 미디어센터’를 활용하면 PC를 더욱 본격적인 홈엔터테인먼트 서버로 변신시킬 수 있다. 삼성전자의 ‘매직스테이션Q MT20’이 대표적인 미디어센터PC. TV 시청 및 녹화, 영상·음향 재생 등 AV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통합했다. 하드디스크 녹화기능을 활용해 놓친 TV 장면을 되돌려 보거나 잠시 정지한 뒤 이어 볼 수도 있다. 오디오 음반, 캠코더 영상, 디지털카메라 촬영 사진 등 데이터를 저장해 두고 리모컨으로 찾아 감상하는 멀티미디어 앨범 기능도 있다. DVD를 비롯한 각종 콘텐츠는 홈시어터 시스템과 연결해 웅장한 입체음향으로 감상할 수 있다.

삼보컴퓨터, 일본 소니, 도시바 등은 무선 랜을 활용해 데스크톱 PC에 들어있는 음악 및 영상파일을 TV화면으로 감상하는 PC-TV 연결장치를 선보였다.

▽또 다른 대안, 게임기와 PVR=플레이스테이션2(PS2)와 X박스 등 게임기를 활용한 홈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은 게임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높다. 소니 PS2와 MS X박스는 DVD타이틀 재생기능을 갖춰 DVD플레이어로도 활용할 수 있다. AV리시버와 연결하면 게임과 DVD타이틀을 입체 음향으로 즐길 수 있다.

8GB의 하드디스크와 64MB의 메모리를 갖춘 X박스는 5.1채널 음향과 디지털 고화질(HD) 방송을 지원해 스피커 시스템과 TV만 보태면 DVD 홈시어터 시스템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인터넷 접속장치를 달아 온라인으로 게임을 사고 네트워크 게임을 즐기는 ‘X박스 라이브’ 서비스도 조만간 국내에 상륙할 예정이다.

이에 맞서는 소니의 최종 목표는 PS2에 PVR, TV, 무선 랜 등을 연결해 홈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완성하는 것. 최근에는 미국 브로드큐닷컴과 손잡고 PS2를 디지털 홈시어터 시스템으로 변화시켜 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 시판했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PS2를 인터넷에 연결된 PC와 연결해 ‘MP3’와 ‘DivX’ 등 인터넷 콘텐츠를 다운로드받아 감상할 수 있다.

이 밖에 PVR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PVR는 밖으로는 초고속인터넷, 안으로는 홈네트워크를 통해 홈시어터 시스템과 연결돼 있어 TV, DVD, 캠코더 등의 고화질 영상을 하드디스크에 디지털로 녹화·저장해두고 볼 수 있다. 국내 업체인 디지털앤디지털,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해 도시바, 소니 등 일본의 가전업체들이 PVR 제품을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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