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관계자는 “작년 말 현재 현금을 190억원 정도 갖고 있어 상환에는 큰 문제가 없다”면서도 “CB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고 털어놓았다.
코스닥기업들이 줄줄이 만기가 돌아오는 CB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코스닥 ‘전성기’였던 1999, 2000년에 발행했던 CB의 만기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CB를 발행한 기업은 주가가 좋을 때는 투자자에게 주식으로 주면 되지만 주가가 떨어질 때는 원리금을 갚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특수 관계인이 CB를 인수한 경우가 많아 대부분 만기가 연장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일부 기업에는 큰 부담이 되는 만큼 개인 투자자들은 각별히 유의하라”고 말했다.
▽전환사채 발행 기업의 현황〓18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CB는 총 1조1379억원에 이른다. 이중 21개 종목, 1642억원어치의 CB는 전환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
현재로서는 이들 CB가 주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 에스오케이(전환가격 5000원, 종가 1780원) 동신에스엔티(전환가격 5000원, 종가 540원) 로토토(전환가격 6177원, 종가 2270원) 등 21개 모든 종목의 전환가격은 현재의 주가보다 높다.
현대증권 오성진 스몰캡팀장은 “대체로 CB를 만기까지 보유한 채권자에게는 이자를 더 주기 때문에 이자부담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해당 기업들의 영업상황도 그다지 좋지 않은 편. 21개 기업 가운데 2001년 말과 2002년 9월 말 현재 순손실을 낸 기업은 각각 13개 기업(61.9%)이었다. 두 해 모두 적자인 기업도 10개(47.6%)였다.
▽주식으로 전환돼도 문제〓문제는 주식으로 전환된다 하더라도 물량부담이 지나치게 커 주가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것.
자본금 57억원의 케이티정보통신은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전환사채의 금액만도 60억원이며 대백신소재도 자본금(32억원)에 비해 전환사채(약 30억원)의 비중이 높다.
또 주가가 떨어질 경우 전환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리픽싱(refixing·가격재조정)’ 조항이 물량을 크게 늘리고 있다. 즉 주가가 떨어지면→전환가격을 낮추고→주식물량이 그만큼 늘어나고→다시 주가가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
오 팀장은 “원금의 일부라도 찾으려면 회사의 재무상태를 확인한 뒤 지금이라도 손해를 감수하고 주식으로 바꿔 현금화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오재원 애널리스트는 “개별 회사의 사정과 업황에 따라 다르지만 일부 기업은 주가가 지나치게 떨어졌다”며 선별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올해 코스닥등록기업의 만기 전환사채 (단위:억원) | ||||
종목 | 채권잔액 | 실적 | 만기 | |
2001년 | 2002년9월말 | |||
씨앤텔 | 11 | -13 | 2.1 | 3월31일 |
넥시즈 | 30 | -127 | -36 | 4월13일 |
한신코퍼레이션 | 91 | -63 | -12 | 5월30일 |
가로수닷컴 | 13 | 17 | 0.92 | 6월22일 |
유니텍전자 | 11 | 11 | -10 | 7월26일 |
아이엠아이티 | 3.3 | -29 | 6 | 8월30일 |
에스오케이 | 11 | -59 | -69 | 11월9일 |
퓨센스 | 20 | -215 | -25 | 12월19일 |
대백신소재 | 30 | 9.1 | 4.5 | 12월20일 |
싸이버텍홀딩스 | 50 | -11 | -38 | 12월23일 |
케이디씨정보 | 60 | -2.6 | -7.3 | 12월23,31일 |
지이티 | 22 | -27 | -1.7 | 12월31일 |
미주제강 | 176 | -20 | -121 | 〃 |
이네트 | 143 | -78 | -104 | 〃 |
로토토 | 20 | -19 | -117 | 〃 |
대영에이앤브이 | 5.1 | 10 | 109 | 〃 |
브이케이 | 0.59 | - | 133 | 〃 |
유니셈 | 28 | 4.2 | -11 | 〃 |
피코소프트 | 100 | -189 | 60 | 〃 |
쌍용건설 | 624 | 670 | -502 | 〃 |
알덱스 | 36 | 43 | 4.2 | 〃 |
채권잔액은 2002년 9월 말 분기보고서를 기준으로 3월 14일 공시까지 반영. 등록 이후 발행된 전환사채만 집계. | ||||
자료:코스닥증권시장,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 |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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