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 3년간 1조원대 분식회계”…비밀보고서 입수

  • 입력 2003년 2월 27일 18시 46분


코멘트
서울지검 형사9부(이인규·李仁圭 부장검사)는 SK그룹의 계열사인 SK글로벌의 분식회계 규모와 방법 등을 담은 내부용 비밀보고서를 최태원(崔泰源) SK㈜ 회장의 사무실에서 찾아내 SK글로벌의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이 보고서에는 2000∼2002년 SK글로벌이 팔지도 않은 물품의 매출전표를 끊어 매출액을 부풀리는 반면 해외법인의 순자산은 허위로 늘리고 손실을 누락시키는 등의 분식회계 수법과 액수가 자세히 기록돼 있다.

특히 보고서는 “이로 인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에는 SK글로벌이 3년 동안 1조원대의 분식회계를 벌인 것으로 돼 있으나 SK글로벌 이외의 다른 계열사들의 분식회계는 전혀 언급돼 있지 않고, 어떤 계열사도 비자금을 조성하지는 않은 것으로 작성돼 있다는 것.

검찰은 유승렬(劉承烈) 전 SK그룹 구조조정본부장과 SK글로벌 자금 담당 실무자 등을 상대로 SK글로벌의 분식회계 경위와 규모 등에 대해 조사했으며 당시 SK글로벌에 대한 회계감사를 담당한 회계법인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김승정(金昇政) SK글로벌 대표이사 부회장도 조만간 다시 불러 개입 여부를 조사한 뒤 형사처벌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또 SK글로벌 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손길승(孫吉丞)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다음주 초 소환해 SK글로벌의 분식회계 및 JP모건과의 이면계약 경위와 개입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SK글로벌의 회계장부 분석 과정에서 비자금은 발견된 것이 없으며 관련 수사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