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움직인 '시장의 힘'…"합병않겠다" 발표 10% 급등

  • 입력 2003년 2월 3일 1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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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압력을 받아오던 풀무원이 이에 ‘굴복’하자 애널리스트들이 투자의견을 상향조정하고 있다.

LG투자증권 동양 한양 등 국내 증권사들은 최근 잇따라 풀무원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 또는 ‘단기매수’로 올렸다.

풀무원은 지난달 초 지주회사로의 개편 방침을 발표한 뒤 대주주에게 부당한 이익을 줄 수 있다는 시장의 의혹을 받았다. 이를 해명하기 위한 기업설명회도 열었지만 불신은 사라지지 않고 주가는 떨어졌다.

결국 풀무원 이사회는 지난달 29일 “대주주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풀무원테크와 풀무원샘물의 주가에 대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방법을 확보할 때까지 지주회사(풀무원)와의 합병 또는 주식교환을 승인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즉 회계법인에 기업가치 평가를 맡기지 않고 코스닥시장 등록 등의 방법으로 시장이 평가한 가격이 생긴 뒤에야 지주회사와 합병하겠다는 것.

풀무원은 이 밖에도 △비상장사로 바뀌는 자회사들의 투명한 관리를 위해 연결재무제표를 분기별로 발표하고 △주가관리를 위해 자사주 10만주를 사들이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주가는 10.0% 급등했다.

LG투자증권 황호성 애널리스트는 “뛰어난 실적에도 불구하고 기업분할과 관련된 투명성 저하로 주가가 급락했다”며 “이사회 결의로 시장의 우려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평가했다.시장에서는 이번 일을 ‘해프닝’으로 받아들이면서도 풀무원으로서는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는 의견이 많다.A증권의 한 애널리스트는 “시장을 무시하는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는 부정적 이미지를 남겼기 때문에 ‘원위치’로 돌아가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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