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5개월만에 최저치…외국인 ‘팔자’에 폭락

  • 입력 2003년 1월 29일 1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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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주가가 580선으로 떨어져 1년3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코스닥지수는 사흘 만에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우는 등 주가 급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29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7.21포인트(2.87%) 떨어진 583.35에 마감했다. 지난해 가장 많이 떨어졌던 10월 10일(584.04)보다도 낮으며 2001년 11월 9일(576.75) 이후 최저치다.

코스닥종합지수도 1.23포인트(2.81%) 하락한 42.52에 거래를 마쳤다. 27일 기록한 사상 최저치(43.40)를 사흘 만에 갈아치웠다.

외국인이 코스피200선물(先物)을 6130계약(2278억원)이나 순매도해 프로그램 매물이 2678억원어치 쏟아진 것이 주가 폭락의 직접적 계기가 됐다. 오전까지만 해도 소폭 순매수를 나타내던 외국인은 283억원 순매도(코스닥은 872억원 순매도)로 돌아서 하락폭을 크게 했다.

삼성전자는 5.05% 떨어진 29만1500원으로 지난해 10월 14일(28만8000원) 이후 가장 낮았다. SK텔레콤도 3.89% 하락한 17만3000원으로 2001년 4월 10일(17만1500원) 이후 1년9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간판 주식’들의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주가가 불안하게 반등한 지 하루 만에 급락하자

증시에서는 비관론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조익재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종합주가 박스권의 중심이 650에서 580으로 한 단계 떨어져 최악의 경우 500선 밑으로 떨어지는 것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증시 침체는 미-이라크 전쟁 임박설과 북한 핵문제 및 새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불안 등 ‘장외 요인’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기업이익과 경제성장률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장내 요인’까지 겹치면서 불안 양상이 더 커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주가가 ‘전저점’(584.04) 밑으로 떨어져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많다고 전망한다. 심리적으로는 550선에서 버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국제유가 상승과 미국 달러화 약세, 한국경제 침체 우려 등으로 520∼480으로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래에셋투자신탁운용 구재상 대표는 “올해 증시의 최대 화두는 환율”이라며 “달러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수출 기업 이익이 줄 것이라는 우려가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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