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인천 송도 ‘동북아 실리콘밸리’로 육성

  • 입력 2003년 1월 28일 19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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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28일 5대그룹 구조조정본부장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인천 송도지역을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같은 동북아의 연구개발(R&D) 중심지역으로 육성하기로 하고 협조를 요청했다.

특히 이날 회동은 재벌개혁 의지를 밝혀온 인수위가 재벌시스템의 ‘중추’인 구조조정본부에 공개적으로 도움을 청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란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서울 중구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인수위 동북아경제 중심국가건설 태스크포스팀과 5대그룹 구조조정본부장들간의 간담회에서 인수위측은 “중국 등 경쟁국과의 관계, 수도권이라는 배후시장 등을 감안할 때 송도지역 개발의 핵심은 정보기술(IT)산업이 될 것”이라며 “송도를 IT산업 중심지역(클러스터)으로 개발해 동북아의 실리콘밸리로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회의에 참석한 각 그룹 구조조정본부장들도 일단 새 정부의 방침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송도 등 경제자유지역에 입주하는 국내 기업에 세금인하와 각종 규제완화 등 외국기업에 준하는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 이학수(李鶴洙) 구조조정본부장은 “정부가 하려는 일이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것인 만큼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적극 협력할 것”이라며 “다만 정부가 구상 중인 경제자유지역은 홍콩 싱가포르, 중국의 푸둥(浦東) 및 선전(深(수,천))과 비교해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인수위 관계자는 “우선 삼성그룹의 기흥연구소, 현대그룹의 경기 마북리 연구소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의 핵심 연구기관은 물론 서울대 공대의 연구시설 등 국내 최고의 IT 관련 연구기관들을 유치할 계획”이라며 “업계의 요구도 적극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의에는 인수위 관계자와 삼성그룹 이 본부장을 비롯해 강유식(姜庾植) LG 구조조정본부 부회장, 민충식(閔忠植) SK구조조정본부 상무, 정순원(鄭淳元) 현대기아차 기획총괄본부장, 김종선(金鍾善) 한진그룹 구조조정위원회 사장 등이 참석했다.

한편 이날 인수위 경제2분과 김대환(金大煥) 간사는 “기존의 경제자유지역제도를 재검토해 다음달 6일까지 새로운 밑그림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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