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승진 키워드' 실적우수자-차세대-중국통 발탁

  • 입력 2002년 12월 25일 18시 38분



‘실적, 중국, 미래사업.’

18일부터 국내 대기업 중 가장 먼저 2003년도 대규모 임원인사를 단행한 LG그룹의 ‘승진 키워드’다.

LG는 최고 경영진 대부분이 유임되고 재무통의 강세가 이어지는 등 외관상으로는 큰 변화가 없는 듯하다. 올 들어 각 계열사 경영 실적이 ‘A학점’을 받은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번 인사를 속속들이 뜯어보면 새로운 시대 흐름을 엿볼 수 있다.

▽실적으로 말한다〓창사이래 최대 성과를 거둔 LG전자 구자홍 부회장이 회장으로 한 단계 승격하는 등 6명의 최고경영진이 승진했다. LG전자 디지털어플라이언스 사업본부 김쌍수 사장은 글로벌 제품 경쟁력 확보와 혁신 활동을 통해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올해 영업이익을 지난해 대비 47% 향상시킨 LG화학 산업재사업 본부장 배윤기 부사장과 LG칼텍스정유 영업본부장인 김건중 부사장도 각각 사장으로 승진했다.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초고속 승진 임원도 탄생했다. LG전자 노환용 상무(46)는 에어컨 사업을 3년 연속 세계 1위에 올려놓은 공로로 상무 선임 4년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같은 회사 박경수 상무(50)도 CD롬 등 광스토리지 부문에서 LG전자를 세계 1위로 이끌며 상무 선임 5년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차세대 리더를 키워라〓LG는 이번 대규모 인사에서 구조조정본부 정상국 부사장(49) 등 40대 부사장 12명과 30대 상무 3명을 대거 발탁해 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차세대 리더로서의 자질과 장기 성장 가능성을 고려했다”는 게 그룹의 설명.

아울러 미래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이동통신 단말기 인력을 대폭 강화했고 R&D, 정보기술(IT), e비즈니스 전문가를 대거 승진시켰다. LG전자는 정보통신 미국법인장인 배재훈 상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는 한편 이동단말기 기획, 마케팅, 생산, R&D 담당 인력 9명을 대거 상무로 발탁했다.

LG전자는 또 신규임원의 25%인 10명을 R&D 전담 임원으로 선임했고 LG CNS는 시스템통합(SI)업계 해외진출에 물꼬를 튼 김정근 상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중국 인맥이 뜬다〓LG전자 톈진(天津)법인 관리부문장 지규철 부사장, LG전자 중국지주회사 CFO인 최만복 부사장, LG전자 베이징(北京)타워팀 박윤식 부사장 등 3명의 중국사업 담당 부사장이 새로 탄생했다. 또 LG화학 톈진법인장 김광중, LG전자 베이징지역 영업담당 백명원, LG전자 베이징타워팀 심재흥, LG마이크론 중국법인장 박종철씨 등 4명이 새로 상무로 발탁돼 LG의 중국 사업 강화 전략을 반영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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