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20일째 돌부처…단 하루도 1%P 등락 없어

  • 입력 2002년 11월 25일 18시 13분


코스닥지수가 무려 20일째 ‘멈춤’ 상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겉보기에는 5일 연속 주가 상승으로 기분 좋은 모습. 그러나 속사정은 다르다. 닷새 연속 올랐다는 주가의 상승폭이 고작 1.37포인트. 여간 감질나는 게 아니다.

게다가 이런 현상이 지난달 29일 이후 무려 20거래일째 계속되고 있다. 코스닥시장의 방향성을 도무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평평한 지수 그래프〓코스닥지수는 지난달 29일 이후 하루에 1포인트 이상 오르내린 날이 단 하루도 없었다. 15일 0.96포인트(2.04%) 오른 게 가장 큰 변동폭.

등락률로 따져도 마찬가지. 지수가 1% 이상 오르내린 날이 최근 20거래일 가운데 엿새뿐이다. 게다가 지난주에는 5거래일 6거래일 연속 지수가 1% 미만의 등락률을 보였다. 지수 그래프를 그려놓으면 거의 직선에 가깝다.

거래소와 비교하면 이런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최근 거래소는 20거래일 동안 지수가 3% 이상 움직인 날이 이틀, 2% 이상 움직인 날까지 합치면 모두 닷새다. 1% 이상 등락한 날은 절반인 열흘이나 된다.

▽눈치싸움이냐, 숫자 왜곡이냐〓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우선 코스닥지수가 투자자의 치열한 눈치싸움 탓에 오랫동안 방향을 잡지 못한다는 해석이다. 지수는 지난해 9·11테러 직후 수준인 40선까지 떨어졌지만 아직도 기업실적은 변변치 않다. 지금 상황이 ‘낙폭과대’인지, ‘하락추세의 연장’인지 투자자나 전문가 모두 헷갈린다는 것.

거꾸로 지수 자체가 아예 의미가 없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다음 등 코스닥 대표 종목의 주가는 어느 종목 못지않게 역동적으로 움직인다. 그런데 이런 개별종목 움직임의 평균을 내보니 우연찮게도 지수가 20일 동안이나 평평해졌다는 것.

▽전망〓코스닥지수가 개별종목을 종합하는 시장지표로서의 의미를 잃은 지 오래됐다는 평가가 많다. 투자자의 관심을 끌 만한 종목이 30개 이하로 한정된 상황에서 전체 지수 움직임을 보는 것은 오히려 투자전략을 짜는 데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평평해진 코스닥지수’에 마음이 약해지면 상승추세로 가닥을 잡은 종목을 놓칠 가능성이 오히려 높다는 것이다.

동양종합금융 김주형 과장은 “코스닥의 주요 개별종목은 거래소와 비슷한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코스닥지수의 둔한 움직임에 지나치게 연연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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