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특집]햄버거 '맛대결 크기대결'

  • 입력 2002년 11월 20일 17시 48분


연말 대목을 앞둔 패스트푸드 업계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숯불구이 바비큐 맛을 낸 햄버거부터 민물가재를 사용한 신제품 샌드위치까지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사진제공 파파이스
연말 대목을 앞둔 패스트푸드 업계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숯불구이 바비큐 맛을 낸 햄버거부터 민물가재를 사용한 신제품 샌드위치까지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사진제공 파파이스
연말연시, 모임도 많고 약속도 많다. 찬바람 쌩쌩 부는 길거리에서 친구를 기다리며 잠시 들어가 몸을 녹일 수 있는 곳은 없을까. 추위에 덜덜 떨다보니 어느새 배까지 출출해졌다면?

망설임 없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은 역시 패스트푸드점. 길거리마다 하나씩은 있는 패스트푸드점들은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싸고 푸짐한 먹을거리를 제공한다.

올 겨울 연말특수를 앞두고 패스트푸드점은 판촉 경쟁이 한창이다. 각종 이벤트는 물론 평범한 햄버거를 거부하는 맛의 ‘얼리 어댑터’들을 위한 새로운 메뉴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새로 나온 나를 한 번 잡숴 봐”〓롯데리아는 기존의 햄버거보다 40% 이상 커진 ‘빅립’ 제품을 선보였다. 빵과 고기가 큰 만큼 사이사이에 피클과 리브소스도 듬뿍 들었다. 가격은 3100원. 11월 한달 동안 빅립세트를 사면 카이홀맨 캐릭터의 저금통을 주는 ‘카이홀맨 캐릭터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이에 질세라 맥도날드는 맥립버거를 내놨다. 이 제품은 맥도날드가 불고기버거에 이어 새로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 선보이는 ‘야심작’. 숯불구이 향이 솔솔 나는 바비큐 맛이다. 기존의 햄버거와 달리 긴 햄버거 빵 속에 갈비 무늬가 새겨진 돈육 패티를 넣었다. 빵 위에는 옥수수 가루가 뿌려져 있어 고소한 맛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콜라와 감자튀김 등을 합친 세트가 4000원.

버거킹은 단돈 1000원으로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맛볼 수 있는 에브리데이 밸류 메뉴(Everyday Value Menu)를 만들었다. 매콤한 치킨이 들어간 ‘핫 치킨 킹’이나 숯불구이 돈육을 사용한 ‘포크킹’ 등의 버거류와 벌집모양으로 커팅한 감자스낵 ‘크리스 컷’ 등 8가지 종류를 각 1000원이면 먹을 수 있다.

파파이스는 신제품 ‘크로휘시 포보이 샌드위치’를 선보인다. 민물가재를 재료로 롯데리아의 크랩 버거에 도전한다는 것.

이와 함께 파파이스 핫초코를 텀블러라는 보온컵에 담아 판매한다. 12월 말까지 텀블러를 매장에 가져오면 500원에 핫초코를 즐길 수 있다. 12월1일부터 내년 1월까지는 신제품 구입시 달력, 콜라, 핫초코, 케이준 치킨 샐러드 등이 100% 당첨되는 스크래치 카드를 준다.

이에 맞서는 KFC의 전략은 인터넷 게임 ‘크레이지 아케이드’와 제휴한 겨울 대잔치 행사. 30일부터 ‘크레이지 아케이드’의 인기 캐릭터와 치킨 메뉴가 함께 들어 있는 특선세트를 주력상품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크레이지 아케이드 징거버거 세트가 6500원, 크레이지 아케이드 치킨세트가 6900원.

▽“맛과 크기 외에 광고로 한 판 붙어보자”〓‘니들이 게맛을 알아?’로 크랩버거 선풍을 불러왔던 롯데리아. 표정이 변하는 아이편 등 각종 재미있는 CF를 잇따라 선보였던 맥도날드의 광고전은 이번에도 불꽃이 튄다.

롯데리아는 귀양가는 선비로 변한 탤런트 노주현을 내세웠다. 누명을 뒤집어쓴 채 우차(牛車)에 실려가는 엄숙한 표정의 지사(志士). 누군가 안타까운 눈길로 빅립을 내밀지만 크기가 너무 커서 우차 창살에 걸리고 만다. 슬쩍 웃으며 손을 내밀던 선비의 한마디 탄식, “누가 이렇게 크게 만들었지?”

맥도날드는 맥립의 숯불구이 바비큐 맛과 전통적인 웨스턴 스타일을 강조하기 위해 카우보이 로버트 할리를 등장시켰다. 맥립의 맛을 찾아 한국까지 온 로버트 할리는 카우보이 모자를 쓴 채 애절한 눈빛으로 ‘맥립’을 외친다.

그러나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매장에 말을 대놓는 바람에 곤란에 빠진 그. 갑자기 이렇게 애교를 떨며 이렇게 외친다. “차 뺍니데이∼∼ 뺍니데이∼.”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의 제품 이름과 내용물이 비슷해 경쟁이 불붙은 만큼 코믹한 메시지로 고객을 사로잡으려는 광고전도 치열하다”고 말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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