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여유자금 "투신 앞으로"

  • 입력 2002년 11월 11일 17시 55분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한 기업 여유자금이 투신권의 간접투자 상품으로 속속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잠실에 있는 한 정보기술(IT) 업체는 올 들어 저금리 현상으로 금융비용이 줄어들자 여유자금 200억원을 모았다. 이 돈으로 설비투자를 고려했지만 경기 전망이 불투명하자 포기했다.

이 업체는 쓸 곳이 마땅치 않은 돈을 은행 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에 넣어두었다가 지난달 초 미래에셋투신운용의 올마이티펀드에 투자했다. 금리가 연 4.3%대인 은행 MMDA보다는 더 나은 수익을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기 때문이다.

이 펀드에는 지난달 8일 이후 5900억원이 모였다. 이 가운데 5000억원이 기업자금 또는 각종 기관들의 자금인 것으로 회사측은 분석했다.

삼성투신운용에도 9월과 10월 빠져나갔던 삼성그룹 계열사 자금이 11월부터 다시 들어오고 있고 LG투신에도 최근 그룹 계열사 자금 600억원이 들어왔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판매사인 미래에셋증권 최기훈 팀장은 “투자하기는 두렵고 은행에 넣어두기는 아까운 기업 여유자금이 단기 채권형 펀드에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 6월말 27조6424억원이던 투신권의 단기 채권형 펀드 수탁액은 7일 현재 34조2662억원으로 24% 늘어났다. 같은 기간 투신권 전체 수탁액이 158조9401억원에서 166조9460억원으로 5% 늘어난 것에 비하면 증가폭이 크다.

조성환 굿모닝신한증권 금융상품부 차장은 “단기채권형 펀드에 들어온 돈은 잠시 맡겨두겠다는 성격이 강해 장기적인 간접투자 자금은 아니다”고 말했다.

2002년 월말 투신권 수탁고 현황 (단위:억원)
투신권전체 채권단기형
11월7일1,669,460342,662
10월1,654,210340,135
9월1,639,065316,472
8월1,658,965309,761
7월1,611,817292,741
6월1,589,401276,424
5월1,620,201271,731
4월1,583,753270,350
3월1,623,941271,637
2월1,578,565259,777
1월1,513,487251,473
자료:투자신탁협회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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