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동북아 허브 성공 가능성 별로”

  • 입력 2002년 11월 10일 18시 52분


국내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은 한국 정부가 추진중인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 계획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동아일보가 무역협회 부설 무역연구소(소장 현오석·玄旿錫)와 공동으로 10월 1일부터 31일까지 외국기업 52개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언론사가 국내 진출 외국기업 CEO들을 대상으로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 전략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외국기업 CEO들은 동북아 중심지 전략 계획에 부정적 의견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계획 자체에 대한 충분한 정보도 가지고 있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정부의 외자유치 정책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줬다.

외국기업 CEO들이 동북아 중심지 계획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중국 일본 등 다른 동북아 국가들에 비해 한국의 전반적인 투자 전망이 밝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기업 CEO들은 한국의 투자환경을 10개 항목별로 나눠서 구체적으로 평가하는 질문에 대해 ‘시장성’과 ‘인적자원’면에서만 만족한다고 답했을 뿐 나머지 8개 부문에 대해서는 모두 불만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이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 경직성’ ‘행정규제’ ‘임금상승’ 등 3대 문제를 집중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으로 지적했다.

홍콩 싱가포르 등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영어구사 능력도 외국기업의 진출을 가로막는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외자 유치의 또 다른 장애물은 불편한 생활여건으로 외국기업인들은 자녀 교육여건과 의료 시설에 커다란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는 나이젤 버든 듀폰코리아 사장를 비롯해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 9개국 52개 외국기업 CEO들이 참여했다. 조사는 설문과 직접 면담으로 이루어졌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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