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2002년 11월 ‘동대문’이 변한다

  • 입력 2002년 10월 31일 17시 46분


다시 한번 날기 위해 준비중인 서울 동대문시장 내 대형쇼핑몰들. 동대문 밀리오레는 의류상가 내 전자매장을 열었고, 두타는 백화점식 고객관계관리(CRM) 방식을 도입했다.-동아일보 자료사진
다시 한번 날기 위해 준비중인 서울 동대문시장 내 대형쇼핑몰들. 동대문 밀리오레는 의류상가 내 전자매장을 열었고, 두타는 백화점식 고객관계관리(CRM) 방식을 도입했다.-동아일보 자료사진
2000년 겨울, 일본 TV는 앞다퉈 서울 동대문시장을 방송했다. ‘불이 꺼지지 않는 시장’, ‘한국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시장’ 등 수식어도 화려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일본 TV에 동대문시장이 사라졌다. 동대문의 대형 쇼핑몰은 더 이상 ‘한국 재래시장의 성공모델’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을 즈음이었다. 외환위기 이후 중저가 의류시장을 주도했던 동대문 대형 쇼핑몰. 최근에는 백화점과 할인점의 ‘협공’에 시달리며 예전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노력도 활발하다.

▽위기 맞은 동대문 쇼핑몰〓2002년 10월 말 현재, 동대문에 들어선 연면적 1만평 이상의 대형 쇼핑몰은 10여개. 여기에 중소형 규모까지 합치면 쇼핑몰은 30개를 훌쩍 넘는다. 그만큼 동종업체간 경쟁이 심해졌다.

한국 의류의 절반 가격인 중국산 옷 수입과 대형 할인점의 저가 공세도 동대문 쇼핑몰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동대문 쇼핑몰은 갈수록 경쟁력을 잃으며 ‘화려한 백조’에서 ‘미운 오리’로 바뀌어갔다.

▽‘부활’의 날갯짓〓그러나 최근 동대문 쇼핑몰은 다시 날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상품을 다양화하고 고객을 끌기 위한 오락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기본. 최근에는 생산원가를 낮추고 백화점식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밀리오레는 8월 초 중국 광저우(廣州)와 후먼(虎門)시의 의류 생산업자들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 계약을 했다. 10월 초에는 현지에서 생산된 의류(니트) 87만점이 처음으로 한국에 들어와 명동 밀리오레 지하 2층 전용매장에 진열됐다.

조철희 유통사업부 부장은 “중국에서 의류를 생산하고 유통비용을 줄이니 생산비용이 예전보다 50% 이상 줄었다”고 분석했다.

프레야타운은 자체상표(PB)를 개발해 생산원가를 줄이고 있다. ‘지피지기’ ‘옹골진’ ‘잠뱅이’ 등 유명한 토종 브랜드의 80% 정도가 동대문시장에서 나온 점에 착안한 것.

또 PB를 개발하는 ‘디자이너 매장’을 이달 중순까지 2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쇼핑몰이 점점 백화점을 닮아가기도 한다. 백화점이나 호텔에서 즐겨 사용되는 고객관계관리(CRM)를 도입하고, 매장도 현대화하고 있는 것.

CRM 도입의 선두주자는 동대문 두타. 올 7월 문을 연 인터넷 쇼핑몰에는 벌써 24만명의 고객이 등록했다. 앞으로 두산타워는 각 고객의 쇼핑정보를 이용, 개개인에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프레야타운과 밀리오레도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CRM에 힘을 쏟고 있다.

서울 명동 밀리오레 지하 2층 매장에는 중국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들여온 의류들이 전시돼 있다. -사진제공 밀리오레

명동 아바타는 매장 현대화의 대표적인 예. 진열대 높이를 낮추고 통로를 넓혀 쾌적한 느낌을 주게 만들었다. 통상 쇼핑몰이 꽉 막힌 듯한 느낌을 준다면 아바타는 백화점식 매장 구성으로 탁 트인 개방감을 준다.

▽동대문 쇼핑몰 100배 즐기기〓1998년 동대문에 최초의 쇼핑몰인 밀리오레가 생겼을 때만 해도 쇼핑몰은 의류상가였다. 하지만 요즘은 종합위락시설로 그 모습이 바뀌고 있다.

엔터테인먼트를 원한다면 동대문 두타, 명동 아바타 등에 가보자. 두타에는 ‘게임존’과 옥상 공연장 등이 있어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아바타에는 복합상영관 CGV가 있다.

전자제품이 필요하다면 동대문 밀리오레를 추천한다. 쇼핑몰 안에 ‘디지털 존’을 만들어 의류뿐 아니라 다양한 전자상품을 판다. 제품 시연장도 별도로 만들어져 있을 정도.

다양한 부대시설을 즐기기에는 남대문 메사, 동대문 프레야타운 등이 좋다. 메사에는 스포츠마사지 사우나 등과 같은 시설이 있고, 프레야타운에는 골프연습장 헬스장 등이 들어서 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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